내가 대부호가 된다면 내 차고에는 어떤 차들이?(1부)
기술/AUTO 개러지 | 2008/10/24 03:12
사실 이 생각을 한 것은 Topgear 10월호의 특집기사인 "STIG's Garage" 즉, 탑기어의 테스트 드라이버이면서 지금까지 프로필과 경력이 전혀 공개되지 않은 쓰잘데 없는 신비주의적 연출의 결과물인 스티그의 차고엔 어떤 차가 있을까? 라는 기획기사가 계기가 되었다.
그 기사를 읽고 그럼 나의 경우에는 가격을 배제한다면 어떤 차가 내 차고에 들어가게 될까?
재미있는 소재인것 같아서 한 번 도전해 봤다.
이 목록을 본다면 늑호가 어떤 차를 좋아하고, 어떤 차를 드림카로 꼽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에게? 왜 이런 차를?"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단순히 값비싼 차라고, 혹은 모두가 알고 있는 유명한 슈퍼카라고 선택의 범위에 들어가진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물건이 엔초 페라리 같은 놈들......
다시 말해서, 아래에 있는 자동차 목록은 내가 꿈꾸는 드림카이자, 내 가치관에 비추어 멋진 차들의 목록이다.
...................................여기까지 쓰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1주일!!
하루에 짬짬이 5분 정도씩 정신집중을 위한 준비운동 삼아서 쓰던 글이라 좀 오래 걸렸다. 아직 내 가상의 차고에 세워져 있어야 할 차들이 많이 남아 있기에 일단 여기서 1부를 끝내려고 한다. 다음에 다시 2부를 연재해서 여기에 등장하지 못했던 차들을 소개해 볼까 한다. (사진이 많아서 아무래도 일일 트래픽 크리를 먹을 것 같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내가 자동차를 평가하는 기분이랄까? 취향이랄까? 이런 것들이 어떤 흐름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되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자동차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대뜸 어떤 차가 좋아요? 드림카가 뭔가요? 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진성 차덕후들이라면 이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 이런 질문은 보통 차에 대해서 잘 모르는 초보자이거나 자신의 지식을 과신하려는 사람들이 주로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당장 나도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편이고(상대가 해주길 원하는 눈치라면 예의상 물어봐주긴 한다) 정말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대화를 해보면 무턱대고 유명한 스포츠카나 값비싼 프레스티지 클래스의 모델명을 나열하지 않는다.
이 포스트는 바로 그런 "드림카가 뭐에요?"라는 피곤한 질문을 피하고 싶어서 써 본 글이기도 한다.
그 기사를 읽고 그럼 나의 경우에는 가격을 배제한다면 어떤 차가 내 차고에 들어가게 될까?
재미있는 소재인것 같아서 한 번 도전해 봤다.
이 목록을 본다면 늑호가 어떤 차를 좋아하고, 어떤 차를 드림카로 꼽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 글을 읽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에게? 왜 이런 차를?"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단순히 값비싼 차라고, 혹은 모두가 알고 있는 유명한 슈퍼카라고 선택의 범위에 들어가진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물건이 엔초 페라리 같은 놈들......
다시 말해서, 아래에 있는 자동차 목록은 내가 꿈꾸는 드림카이자, 내 가치관에 비추어 멋진 차들의 목록이다.
본문 읽기..
1. AlfaRomeo Alfasud Sprint GP(1983년 - 이탈리아)
"왜 이런 낡은 차가 드림카의 1순위야?" 라는 말이 들린다. 첫번째로 꼽은 이유는 제작사 알파 로메오가 알파벳 A로 시작하기에 내 노트북 AUTO폴더 첫번째에 있었을 뿐이다. -_-;;;;;;
생산기간은 1972 - 1983년.
사진에 있는 모델은 스포츠 모델로 마지막 해에 생산된 모델이다.
그럼 왜 이런 놈을?
피아트에게 인수합병된 알파 로메오 개발자들이 처음으로 "우리도 남들처럼 정상적인 전륜구동을 한 번 만들어보자!" 라는 구호를 외치며 개발했던 놈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값싼 대중 승용차를 팔아 돈을 번 피아트에게 인수된 현실에 꽤나 자존심이 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인을 대상으로하는 승용차 주제에 복서엔진을 사용해서 상당한 저중심으로 설계를 잡고 경량 구조와 일반 승용차에 쓰기엔 당시로서는 개발도 돈도 손도 많이 가는 서스펜션 구조를 채택해 겉보기와 다른 의외의 민첩한 순발력을 자랑했던 걸작이다. (1.5Ti 기준으로)
이런저런 이유로 이 알파수드는 운이 좋아서 한동안 알파 로메오의 밥줄이 되었고, 훗날 GTV처럼 재미있는 알파제 전륜구동 동생들이 태어날 수 있는 기술적/경험적 기반이 되어 준 요람과도 같은 모델이다. 나는 이런 차들이 좋다. (단! 알파의 저 촌티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예나 지금이나.....늬들 어느 별에서 왔냐?)
2. AUDI R8 V12 TDi (2008년 - 독일)
.........이 녀석은 다들 납득하실듯. 최신형이고 슈퍼카이고 졸 비싼 물건이니까.
하지만 만약 이 녀석 이름을 보는 순간 "아하! 그럼 그렇지!"라고 생각하신 분들은 진성 차덕후 인정! ㅋㅋ
이 모델은 AUDI가 이탈리아의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를 꿀꺽 잡수신 다음, 놈들의 외계어 설계를 정상인의 언어로 컨버팅 해서 만든 물건이다. 고로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같은 플랫폼을 쓰는 배다른 형제지간이다. 문제는 내가 꼽은 모델은 V12 TDi란 물건이다. 이게 뭐냐?
바로 저 놈은 세계 최초의 디젤엔진 슈퍼카이다. "기술로서 진보한다."라는 신념을 회사의 존재가치로 삼는 아우디다운 발상이다. 그러므로 저 사진의 차량은 경유차량이다. 아, 환경부담금 내야겠네.(뭥미?)
저 녀석에 탑재된 디젤 엔진의 출처가 어딘가 하면, 문제의 바로 이 놈 AUDI R10 TDi. 여기에 사용되었던 엔진이다. 내구 레이스 최초로 디젤엔진을 탑재해 절대불침의 먼치킨 폭군으로 군림한 놈에게 얹었던 엔진의 상용버전이라는 점이다. 독일인들은 참으로 진지한 얼굴로 맛이 가는 경향이 있다.(설마 다음엔 가스터빈이나 램제트, 핵융합 엔진 같은 물건을 기술로 진보하기 위해 도입하진 않겠지?)
3. AUDI A3 Sportback (2009년형 - 독일)
별 의미가 없다.
가장 맘 편하게 데일리카로서 출퇴근 차량으로 쓰기에 딱 적당한 모델이라서 꼽았다.
적당한 사이즈에 적당히 경쾌한 성능, 적당한 편의장비와 적당한 승차감.
소름끼치는 하이 퍼포먼스는 기대할 수 없지만 더이상 다듬을 곳이 없는 저 완성된 디자인과 함께 그야말로 맘 편하게 몰고 다닐 수 있는 궁극의 아우디란 이런 물건이지 싶다.
문제는 138마력짜리 2.0리터 디젤 엔진의 5도어 해치백을 6천만원대 중반을 주고 사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그 1/3 가격으로 2배의 성능을 내는 녀석들이 우글거리는 세그먼트 라서 더 슬프다...)
4. AUDI RS4 AVANT (2006년형 - 독일)
이거야 뭐..........
딸 아이를 위한 동요 CD를 틀어놓고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딸아이의 자전거를 싣고 놀러갈 수 있는 녀석이면서 고속도로에서는 어지간한 스포츠카를 전부 바보로 만들 수 있는 우주괴수이다. 500마력대 출력을 내는 스포츠카가 생각만큼 많지는 않지. 게다가 저건 트렁크에다 마트에서 충동구매한 소파나 책꽂이를 싣고 시속 290km의 속도로 집에 올 수 있다는 점이 매력!!
AUDI R8이 철저하게 혼자서 이기적이고 고독한 시간을 즐기기 위한 물건이라면 이건 가족을 배려할 수 있는 물건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우리 마눌님은 예민해서 소음과 진동과 열기로 점철된 오직 달리기 위한 놈들과는 상성이 그리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이 놈도 그리 얌전한 놈은 아니지만...저출력 모드로 돌리면 제법 나긋나긋하게 변한다고 하니까...)
5. AUDI quattro (1980년 - 독일)
여기까지 읽었다면 짐작할 수 있겠지만 주인장은 AUDI를 좋아한다. -_-;;;
WRC가 한창 여명기를 넘어 본격화 될 시대, 세계 각국의 메이커들은 고민한다. 출력과 주행성능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그때 아우디가 해법을 발견한다. "인간들아! 두 바퀴로 안되면 네 바퀴로 돌리지 머? 무슨 문제?" 라는 쌈빡한 발상전환으로 시대를 뒤집어 놓았다. 과연, 기술로 진보하는 아우디!!!
결국 아우디는 WRC의 깡패로 군림했고, 다른 메이커들은 이를 갈면서 사륜구동 모델을 개발해야 했다. 4륜구동의 고출력, 고성능 랠리 머신의 시대를 연 개척자이자 한동안 무시무시한 독재자로 군림한 기념비적 모델이다. 개인적으로 저런 박스형 해치백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도 있고...
6. BMW 2002Turbo (1973년 - 독일)
독일의 엄친아 3인방의 하나인 BMW에서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과정에서 태어난 녀석.
나와 같은 해에 태어난 놈이라서 그런지 유독 애정을 갖고 바라보는 녀석이다. 에어컨은 고사하고 라디오조차 안달린 - 달리는데 필요없는 장비는 쏙 빠진 그런 물건이다.
이런 개발 마인드는 훗날 BMW를 상징하는 걸출한 혈통 M 스포르트 패밀리의 유전자를 심어놓게 된다.
7. BMW M3 (1987년 - 독일)
슈퍼 스포츠 쿠페/세단이라는 해괴한 장르의 경쟁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 녀석이자 지금까지 이어지는 독일 엄친아 3인방의 스펙 경쟁의 빌미를 제공한, 여러모로 민폐 캐릭이다. 실키 식스(BMW의 6기통 엔진 별명)와 면도날 운동성능으로 평가되는 많은 전설의 시작이기도 했다.
E30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1세대 M3는 철저하게 FIA의 호모로케이션(형식승인)을 위해 만들어 졌고, 라이벌인 벤츠에게 똥침을 놓겠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프론트 그릴에 있는 사각형 콧구멍 두 개...)과 헤드라이트의 조화가 절정이던 시절의 디자인이다.
룸미러에 비친 평범한 겉모습을 보고 노멀 스펙의 BMW 3시리즈라고 깔봤다가 버로우 당하는 숱한 굴욕을 만들어낸 장본인으로 유명하고, 그 덕분에 요즘에는 얼간이 꼬꼬마들이 "BMW는 M시리즈 밖에 없어!"라고 떠드는 개소리를 양산하게 된다. 자동차를 스펙만으로 평가하는 초딩 마인드는 결국 이 놈이 스펙경쟁에 불을 붙여서 만들어진 악습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모로 안습이고 민폐다..............
8. BMW M5 (2007년형 - 독일)
솔직히 위에서 언급한 AUDI RS4 나 RS6도 이 괴물 앞에서는 닥버로우...ㅎㄷㄷ
이 놈은 그냥 무자비한 폭군이라는 한 마디로 소개가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스펙경쟁의 정점에 군림하고 있는 모델이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썩 좋은 시선으로 보는 물건은 아니다. 솔직히 그다지...
다만 내가 멋진 여자로 손에 꼽는 사빈 슈미트 누님이 택시(...?)영업 뛰는데 사용하는 모델이라 넣어봤다. 누님의 영업용 택시(...)인 M5 RingTaxi 데칼이야말로 최고의 아트!! 누님 쵝오!!
9. Ferrari Testarossa (1984년 - 이탈리아)
512BB의 후속모델로 미국의 배기가스 규제와 실내공간 문제를 개선하여 출시된 모델.
개인적으로 생각할때 페라리가 갑부들의 악세사리로 취급되기 시작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이른바 이 "붉은 머리"아가씨를 끌고 다니는 개나소나 갑부들......이라는 이미지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지 않았을까?
페라리 매니아들은 아무래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역대 페라리 중에서 성능이 구린 놈은 또 없다보니 그게 장점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냥 페라리는 페라리일 뿐......
국내에서는 세가의 걸작, 아웃런Outrun으로 이 놈을 알게 된 사람이 꽤 많지 싶다.
개인적으로는 성능이나 역대 페라리의 위치에서는 그냥 그런 놈이지만 상당히 아름다운 페라리가 아니었나 싶다.
10. Ferrari F40 (1987년 - 이탈리아)
이건 페라리 창립 40주년 기념모델이자 페라리의 창립자 엔초 페라리의 유작.
보통 페라리의 스페셜리티 한정 모델을 꼽으라면 엔초ENZO를 꼽는 사람들이 있는데...글쎄?
엔초는 말 그대로 창립자 엔초 페라리에게 헌정하는 모델이지만 F40은 그의 마지막 유작이다. 나는 애초부터 비교대상이 되지도 못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페라리 혼이 (직접적으로) 깃든 마지막 모델이라고 생각하기에 이것이야 말로 각별한 위치에 있는 궁극의 페라리라고 생각한다.
이 뒤에 나온 F50이나 엔초는 결국 F40의 후광을 등에 업고 나온 마케팅용 상품일 뿐.............
게다가 사실상 번호판을 단 레이스용 머신과 같은 괴상한 물건은 결국 이 놈이 유행시켰다고 생각한다. 카오디오? 훗! 에어컨도 없고 실내장식도 없고 에어백도 없다. 존재하는 것은 달리기 위한 장비들 뿐.....!!!
참고로 이 놈도 일본 레이싱 게임에 뻔질나게 나왔다.(늬들 그 시절에 라이센스는 받고 출연시켰냐?)
11. FIAT 500 Abarth (2009년 - 이탈리아)
세계 3대 국민차의 하나였던 친퀘첸토(이탈리아어로 500)의 현대적 리메이크 모델, 그리고 그걸 "아바스"에서 튜닝한 물건이다.(오리지널 500도 아바스 튜닝 모델이 있다)
음...................이건 그냥 장난감. 예쁘고 재미있는 그런 장난감이라고 할까?
일단 구닥다리 올드 모델을 훌륭하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피아트의 센스에 박수. 그리고 이런 초미니 사이즈의 차량이 주는 아기자기한 맛이 남다르다보니. 레트로 디자인이 요즘의 최신 트렌드이다보니 하나를 꼽아 봤다. (하지만 체구가 큰 나는 이런 차량은 1시간 이상 운전이 무리지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루팡 3세" 시리즈에 이 녀석의 오리지널 모델이 출연한다.
12. Lamborghini Countach Quattrovalvole (1985년 - 이탈리아)
오로지 페라리를 KO 시키는 목적으로만 태어난 싸움소. (실제로 람보르기니의 모델명은 모두 역대 투우의 이름에서 가져왔고, 회사 앰블렘도 성난 황소를 쓰고 있다)
당대에 정말 혁신적인 디자인과 일자무식한 개발사상으로 태어났다.(최초 양산은 1973년이다!!) 개발사상의 그 심플함과 우직함과 투쟁심과 직관성이 마음에 들어 좋아하는 모델이다. 당대 최강의 디자이너 마르첼로 간디니가 디자인을 했고, 곡선을 강조하던 당시의 자동차 업계는 졸지에 직선형 디자인으로 급선회...(대단하지 않나?)
사진에 있는 콰트로발보레 모델은 페라리 테스타로사와 싸우려고 만든 최종모델(이 뒤에 한정판 모델이 하나 또 있지만)인데 그 싸움의 승패는 기억이 안 난다. 이거 단종되고 "디아블로"의 시대로 넘어갔으니 패배한 걸지도...
덤으로 후속모델인 디아블로는 그야 말로 쉣~!! 이다. 원래부터 생산품질이 들쭉날쭉한 이탈리아 브랜드와 태생부터 차를 설렁설렁 만드는 미국 브랜드(크라이슬러)가 만나면 아무런 시너지도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기념비적 모델이 디아블로 이다. (역설적으로 람보르기니는 아우디에게 인수되면서 쓸만한 차들이 나온다...지난 포스트에서 언급했던 "이건 람보르기니가 아니야!!"라고 외치게 만들지만...)
13. Lancia Delta Integrale (1992년 - 이탈리아)
지난 포스트에서 언급한 WRC의 대참사로 명기였던 델타S4를 잃고 그룹B가 폐지되고 새로 적용된 그룹A 규정에 맞춰 참전하게 되면서 투입된 란치아의 야심작.(1987년에서 1992년까지 무려 대회 6연패의 위업을 달성!!) 이때 란치아가 세운 매뉴팩처러 타이틀의 6연패는 지금도 깨지지 않는 대기록이다.
그나마 란치아의 무패행진이 멈춘 것은 라이벌들이 더 좋은 머신을 개발해서가 아니라, 모기업 란치아가 집에 쌀이 떨어지는 불운(하긴 그 품질로 차를 팔았으니...) 때문에 대회참가를 포기해서 이다. 레이스에 돈 쏟아 붓다가 집안을 말아먹은 명가라고 할까?
과연 랠리계에서 불패와 황제이자 폭군으로 군림한 혈통은 어디가지 않아서 지극히 매뉴얼적이고 교과서적인 응답성으로 유명하지만 역시 란치아의 브랜드 품질은 어디 안가서 잔고장도 폭군황제급!! 이라는 소릴 듣는다. 결국 차를 알고 차를 사랑하는 오너가 아니라면 이건 그냥 잔고장이 많고 운전하기 까다로운 스트레스의 대상일 뿐이다. 차의 기본적인 설계와 포텐셜은 또 의외로 진지하고 성실하게 되어 있어 쉽게 전투력을 높일 수 있고 이 시대의 차로서는 상당한 스파르탄 타입의 모델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일본의 유명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내와 함께 이 차로 유럽여행을 하다가 헤드라이트 고장나고 브레이크도 고장난 상태로 알프스 산맥(!!)을 넘었다는 경험담도 있을 정도이다. 하루키 당신은 "한니발"보다 힘들게 알프스를 넘은 셈이에요!!!
14. Lancia Stratos (1972년 - 이탈리아)
란치아 전설의 시작?
이 녀석이 양산버전으로 존재하는 것은 WRC의 그룹B(앞서 언급한 S4가 작살난 그 경주) 규정에 양산차라 함은 400대 이상을 판매한 차량을 의미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대회에 나가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일반에게 판매했지만 사실 그건 덤으로 만든 것일 뿐, 그 본질은 순수한 랠리용 전투기였다.
그나마도 양산차 400대라는 규정은 란치아가 WRC룰의 헛점을 악용한 결과이고 덕분에 이후부터는 다른 메이커들도 공공연하게 호모로케이션(형식승인)을 피해가는 편법을 동원하는 빌미가 된다. 그 과열경쟁이 델타S4의 참사와 그룹B의 폐지를 가져왔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순수하게 전투용으로만 설계된 덕분에 운전하기에 아주 악명이 높다. 그중에서 유명한 전설이 있다면 코너에서 이녀석의 무시무시한 코너링 스피드에 질려 속도를 줄이려고 시도를 했다가는 그대로 도로 바깥으로 팽이처럼 날아간다는 살벌한 전설까지 있다. 객기와 케세라세라 마인드가 없으면 비명횡사할 위험까지 있다는 온갖 판타지 전설이 난무하는 녀석인 것이다.
저 미래적인 디자인은 단순한 미학적 필요가 아니라, 요 모멘트(회전관성)를 최대로 끌어내다보니 형태가 결정되었고 거기에 디자인을 끼워 맞춰 저런 괴상한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경영난에 허덕이던 란치아가 막다른 심정으로 광기에 찬 설계를 저질러 태어난 괴물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따지고보면 란치아는 스트라토스(광기) - 037(허접) - S4(파멸) - 델타HF(무적) 이라는 이상한 테크트리로 랠리먼신을 개발한 역사를 갖고 있다.
골수 게이머라면 이 게임으로 란치아 스트라토스를 기억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15. Maserati-MC12 Corsa (2006년 - 이탈리아)
............한 마디로 하자면, 이런 우주괴수를 민간인에게 판매하도록 허가를 내준 세계 각국의 공무원들을 처벌해야 한다! 물론 내가 대부호라면 차고에 뻔뻔하게 한 대 세워져 있겠지만. -_-;;;
이 괴물 GT 머신을 일반인에게 판매한다는 마인드는 대체 어떤 인간의 머리에서 나왔는지 궁금할 뿐이다. 참고로 이 녀석은 경주 참가용 스펙과 민수용 스펙의 공통점을 찾는 것보다 다른 점을 찾는 것이 더 빠르다. 예를 들어서 서울시가 일반인에게 K-1A1 전차를 일반 자가용으로 형식승인 내주고는 "포탄이 장전되지 않았으니 자가용이다!"라고 변명하는 것과 다름없다. 인간들아-
마세라티 또한 명불허전의 명가라는 사실은 두말할 것도 없지!
16. Mazda RX-8 (2009년 - 일본)
엥? 어째서 RX-7 FD가 아니야? 라는 말이 벌써부터 들려온다.
물론 나는 세계 최초이자 현재까지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로터리 엔진을 상용화한 마쯔다의 진성 차덕후 엔지니어들을 존경한다. 그리고 역시 로터리 혈통의 본류는 RX-7 플랫폼이라는 사실도 인정한다. 그리고 또한 RX-7이 RX-8보다 훨씬 예쁘고 섹시하고 귀여움까지 갖춘 아가씨라는 사실도 인정한다.
내가 RX-8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어딘지 얼굴비례가 어색하고 화려함도 없고 일솜씨도 어눌한데다 실수도 잦은 늦깎이 직장여성 같은 느낌이다. 훨씬 어리고 도전적이고 능력도 좋고 학벌도 좋은데다 얼굴까지 예쁜 여고 후배 여자애(RX-7)를 직장상사로 두고 주눅이 든 모습으로 질질 끌려다니면서 사무실의 남자들에게 여자로서 자존심 상하게 비교당하는 그런 여자의 느낌일까?
하지만 말이야, 사람이고 자동차고 완벽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에게는 매력이 없단 말이지.
못생긴건 사실이지만 계속 보고 있으면 의외로 매력적인 구석도 있고, 워낙 어눌한 일솜씨라서 실수도 많고 다소 질타를 받지만 솜씨 자체가 나쁜건 아니야. 직속상사(RX-7)의 일처리가 워낙 뛰어날 뿐이지.
뭐랄까? 상처받고 탕비실에 숨어서 울고 있을까봐 찾아 봤더니 옥상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오늘의 날씨에 하늘의 모습에 진심으로 감탄하는 여자의 모습을 발견한 기분과 비슷할지 모르겠다. 일단 나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RX-7 따위는 싫어!!
(계속)

생산기간은 1972 - 1983년.
사진에 있는 모델은 스포츠 모델로 마지막 해에 생산된 모델이다.
그럼 왜 이런 놈을?
피아트에게 인수합병된 알파 로메오 개발자들이 처음으로 "우리도 남들처럼 정상적인 전륜구동을 한 번 만들어보자!" 라는 구호를 외치며 개발했던 놈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값싼 대중 승용차를 팔아 돈을 번 피아트에게 인수된 현실에 꽤나 자존심이 상했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인을 대상으로하는 승용차 주제에 복서엔진을 사용해서 상당한 저중심으로 설계를 잡고 경량 구조와 일반 승용차에 쓰기엔 당시로서는 개발도 돈도 손도 많이 가는 서스펜션 구조를 채택해 겉보기와 다른 의외의 민첩한 순발력을 자랑했던 걸작이다. (1.5Ti 기준으로)
이런저런 이유로 이 알파수드는 운이 좋아서 한동안 알파 로메오의 밥줄이 되었고, 훗날 GTV처럼 재미있는 알파제 전륜구동 동생들이 태어날 수 있는 기술적/경험적 기반이 되어 준 요람과도 같은 모델이다. 나는 이런 차들이 좋다. (단! 알파의 저 촌티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는 예나 지금이나.....늬들 어느 별에서 왔냐?)
2. AUDI R8 V12 TDi (2008년 - 독일)

하지만 만약 이 녀석 이름을 보는 순간 "아하! 그럼 그렇지!"라고 생각하신 분들은 진성 차덕후 인정! ㅋㅋ
이 모델은 AUDI가 이탈리아의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를 꿀꺽 잡수신 다음, 놈들의 외계어 설계를 정상인의 언어로 컨버팅 해서 만든 물건이다. 고로 람보르기니 가야르도와 같은 플랫폼을 쓰는 배다른 형제지간이다. 문제는 내가 꼽은 모델은 V12 TDi란 물건이다. 이게 뭐냐?
바로 저 놈은 세계 최초의 디젤엔진 슈퍼카이다. "기술로서 진보한다."라는 신념을 회사의 존재가치로 삼는 아우디다운 발상이다. 그러므로 저 사진의 차량은 경유차량이다. 아, 환경부담금 내야겠네.(뭥미?)

3. AUDI A3 Sportback (2009년형 - 독일)

가장 맘 편하게 데일리카로서 출퇴근 차량으로 쓰기에 딱 적당한 모델이라서 꼽았다.
적당한 사이즈에 적당히 경쾌한 성능, 적당한 편의장비와 적당한 승차감.
소름끼치는 하이 퍼포먼스는 기대할 수 없지만 더이상 다듬을 곳이 없는 저 완성된 디자인과 함께 그야말로 맘 편하게 몰고 다닐 수 있는 궁극의 아우디란 이런 물건이지 싶다.
문제는 138마력짜리 2.0리터 디젤 엔진의 5도어 해치백을 6천만원대 중반을 주고 사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그 1/3 가격으로 2배의 성능을 내는 녀석들이 우글거리는 세그먼트 라서 더 슬프다...)
4. AUDI RS4 AVANT (2006년형 - 독일)

딸 아이를 위한 동요 CD를 틀어놓고 함께 노래를 부르면서 딸아이의 자전거를 싣고 놀러갈 수 있는 녀석이면서 고속도로에서는 어지간한 스포츠카를 전부 바보로 만들 수 있는 우주괴수이다. 500마력대 출력을 내는 스포츠카가 생각만큼 많지는 않지. 게다가 저건 트렁크에다 마트에서 충동구매한 소파나 책꽂이를 싣고 시속 290km의 속도로 집에 올 수 있다는 점이 매력!!
AUDI R8이 철저하게 혼자서 이기적이고 고독한 시간을 즐기기 위한 물건이라면 이건 가족을 배려할 수 있는 물건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우리 마눌님은 예민해서 소음과 진동과 열기로 점철된 오직 달리기 위한 놈들과는 상성이 그리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이 놈도 그리 얌전한 놈은 아니지만...저출력 모드로 돌리면 제법 나긋나긋하게 변한다고 하니까...)
5. AUDI quattro (1980년 - 독일)

WRC가 한창 여명기를 넘어 본격화 될 시대, 세계 각국의 메이커들은 고민한다. 출력과 주행성능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그때 아우디가 해법을 발견한다. "인간들아! 두 바퀴로 안되면 네 바퀴로 돌리지 머? 무슨 문제?" 라는 쌈빡한 발상전환으로 시대를 뒤집어 놓았다. 과연, 기술로 진보하는 아우디!!!

6. BMW 2002Turbo (1973년 - 독일)

나와 같은 해에 태어난 놈이라서 그런지 유독 애정을 갖고 바라보는 녀석이다. 에어컨은 고사하고 라디오조차 안달린 - 달리는데 필요없는 장비는 쏙 빠진 그런 물건이다.
이런 개발 마인드는 훗날 BMW를 상징하는 걸출한 혈통 M 스포르트 패밀리의 유전자를 심어놓게 된다.
7. BMW M3 (1987년 - 독일)

E30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1세대 M3는 철저하게 FIA의 호모로케이션(형식승인)을 위해 만들어 졌고, 라이벌인 벤츠에게 똥침을 놓겠다는 확고한 목표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BMW의 상징인 키드니 그릴(프론트 그릴에 있는 사각형 콧구멍 두 개...)과 헤드라이트의 조화가 절정이던 시절의 디자인이다.
룸미러에 비친 평범한 겉모습을 보고 노멀 스펙의 BMW 3시리즈라고 깔봤다가 버로우 당하는 숱한 굴욕을 만들어낸 장본인으로 유명하고, 그 덕분에 요즘에는 얼간이 꼬꼬마들이 "BMW는 M시리즈 밖에 없어!"라고 떠드는 개소리를 양산하게 된다. 자동차를 스펙만으로 평가하는 초딩 마인드는 결국 이 놈이 스펙경쟁에 불을 붙여서 만들어진 악습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모로 안습이고 민폐다..............
8. BMW M5 (2007년형 - 독일)

이 놈은 그냥 무자비한 폭군이라는 한 마디로 소개가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스펙경쟁의 정점에 군림하고 있는 모델이지만, 나 개인적으로는 썩 좋은 시선으로 보는 물건은 아니다. 솔직히 그다지...
다만 내가 멋진 여자로 손에 꼽는 사빈 슈미트 누님이 택시(...?)영업 뛰는데 사용하는 모델이라 넣어봤다. 누님의 영업용 택시(...)인 M5 RingTaxi 데칼이야말로 최고의 아트!! 누님 쵝오!!
9. Ferrari Testarossa (1984년 - 이탈리아)

개인적으로 생각할때 페라리가 갑부들의 악세사리로 취급되기 시작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이른바 이 "붉은 머리"아가씨를 끌고 다니는 개나소나 갑부들......이라는 이미지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지 않았을까?
페라리 매니아들은 아무래도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역대 페라리 중에서 성능이 구린 놈은 또 없다보니 그게 장점이라고 할 수도 없다. 그냥 페라리는 페라리일 뿐......

개인적으로는 성능이나 역대 페라리의 위치에서는 그냥 그런 놈이지만 상당히 아름다운 페라리가 아니었나 싶다.
10. Ferrari F40 (1987년 - 이탈리아)

보통 페라리의 스페셜리티 한정 모델을 꼽으라면 엔초ENZO를 꼽는 사람들이 있는데...글쎄?
엔초는 말 그대로 창립자 엔초 페라리에게 헌정하는 모델이지만 F40은 그의 마지막 유작이다. 나는 애초부터 비교대상이 되지도 못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페라리 혼이 (직접적으로) 깃든 마지막 모델이라고 생각하기에 이것이야 말로 각별한 위치에 있는 궁극의 페라리라고 생각한다.
이 뒤에 나온 F50이나 엔초는 결국 F40의 후광을 등에 업고 나온 마케팅용 상품일 뿐.............
게다가 사실상 번호판을 단 레이스용 머신과 같은 괴상한 물건은 결국 이 놈이 유행시켰다고 생각한다. 카오디오? 훗! 에어컨도 없고 실내장식도 없고 에어백도 없다. 존재하는 것은 달리기 위한 장비들 뿐.....!!!
참고로 이 놈도 일본 레이싱 게임에 뻔질나게 나왔다.(늬들 그 시절에 라이센스는 받고 출연시켰냐?)
11. FIAT 500 Abarth (2009년 - 이탈리아)

음...................이건 그냥 장난감. 예쁘고 재미있는 그런 장난감이라고 할까?
일단 구닥다리 올드 모델을 훌륭하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피아트의 센스에 박수. 그리고 이런 초미니 사이즈의 차량이 주는 아기자기한 맛이 남다르다보니. 레트로 디자인이 요즘의 최신 트렌드이다보니 하나를 꼽아 봤다. (하지만 체구가 큰 나는 이런 차량은 1시간 이상 운전이 무리지만...)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루팡 3세" 시리즈에 이 녀석의 오리지널 모델이 출연한다.
12. Lamborghini Countach Quattrovalvole (1985년 - 이탈리아)

당대에 정말 혁신적인 디자인과 일자무식한 개발사상으로 태어났다.(최초 양산은 1973년이다!!) 개발사상의 그 심플함과 우직함과 투쟁심과 직관성이 마음에 들어 좋아하는 모델이다. 당대 최강의 디자이너 마르첼로 간디니가 디자인을 했고, 곡선을 강조하던 당시의 자동차 업계는 졸지에 직선형 디자인으로 급선회...(대단하지 않나?)
사진에 있는 콰트로발보레 모델은 페라리 테스타로사와 싸우려고 만든 최종모델(이 뒤에 한정판 모델이 하나 또 있지만)인데 그 싸움의 승패는 기억이 안 난다. 이거 단종되고 "디아블로"의 시대로 넘어갔으니 패배한 걸지도...
덤으로 후속모델인 디아블로는 그야 말로 쉣~!! 이다. 원래부터 생산품질이 들쭉날쭉한 이탈리아 브랜드와 태생부터 차를 설렁설렁 만드는 미국 브랜드(크라이슬러)가 만나면 아무런 시너지도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기념비적 모델이 디아블로 이다. (역설적으로 람보르기니는 아우디에게 인수되면서 쓸만한 차들이 나온다...지난 포스트에서 언급했던 "이건 람보르기니가 아니야!!"라고 외치게 만들지만...)
13. Lancia Delta Integrale (1992년 - 이탈리아)

그나마 란치아의 무패행진이 멈춘 것은 라이벌들이 더 좋은 머신을 개발해서가 아니라, 모기업 란치아가 집에 쌀이 떨어지는 불운(하긴 그 품질로 차를 팔았으니...) 때문에 대회참가를 포기해서 이다. 레이스에 돈 쏟아 붓다가 집안을 말아먹은 명가라고 할까?
과연 랠리계에서 불패와 황제이자 폭군으로 군림한 혈통은 어디가지 않아서 지극히 매뉴얼적이고 교과서적인 응답성으로 유명하지만 역시 란치아의 브랜드 품질은 어디 안가서 잔고장도 폭군황제급!! 이라는 소릴 듣는다. 결국 차를 알고 차를 사랑하는 오너가 아니라면 이건 그냥 잔고장이 많고 운전하기 까다로운 스트레스의 대상일 뿐이다. 차의 기본적인 설계와 포텐셜은 또 의외로 진지하고 성실하게 되어 있어 쉽게 전투력을 높일 수 있고 이 시대의 차로서는 상당한 스파르탄 타입의 모델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일본의 유명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내와 함께 이 차로 유럽여행을 하다가 헤드라이트 고장나고 브레이크도 고장난 상태로 알프스 산맥(!!)을 넘었다는 경험담도 있을 정도이다. 하루키 당신은 "한니발"보다 힘들게 알프스를 넘은 셈이에요!!!
14. Lancia Stratos (1972년 - 이탈리아)

이 녀석이 양산버전으로 존재하는 것은 WRC의 그룹B(앞서 언급한 S4가 작살난 그 경주) 규정에 양산차라 함은 400대 이상을 판매한 차량을 의미한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대회에 나가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일반에게 판매했지만 사실 그건 덤으로 만든 것일 뿐, 그 본질은 순수한 랠리용 전투기였다.
그나마도 양산차 400대라는 규정은 란치아가 WRC룰의 헛점을 악용한 결과이고 덕분에 이후부터는 다른 메이커들도 공공연하게 호모로케이션(형식승인)을 피해가는 편법을 동원하는 빌미가 된다. 그 과열경쟁이 델타S4의 참사와 그룹B의 폐지를 가져왔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순수하게 전투용으로만 설계된 덕분에 운전하기에 아주 악명이 높다. 그중에서 유명한 전설이 있다면 코너에서 이녀석의 무시무시한 코너링 스피드에 질려 속도를 줄이려고 시도를 했다가는 그대로 도로 바깥으로 팽이처럼 날아간다는 살벌한 전설까지 있다. 객기와 케세라세라 마인드가 없으면 비명횡사할 위험까지 있다는 온갖 판타지 전설이 난무하는 녀석인 것이다.
저 미래적인 디자인은 단순한 미학적 필요가 아니라, 요 모멘트(회전관성)를 최대로 끌어내다보니 형태가 결정되었고 거기에 디자인을 끼워 맞춰 저런 괴상한 결과물이 나온 것이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경영난에 허덕이던 란치아가 막다른 심정으로 광기에 찬 설계를 저질러 태어난 괴물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따지고보면 란치아는 스트라토스(광기) - 037(허접) - S4(파멸) - 델타HF(무적) 이라는 이상한 테크트리로 랠리먼신을 개발한 역사를 갖고 있다.

15. Maserati-MC12 Corsa (2006년 - 이탈리아)

이 괴물 GT 머신을 일반인에게 판매한다는 마인드는 대체 어떤 인간의 머리에서 나왔는지 궁금할 뿐이다. 참고로 이 녀석은 경주 참가용 스펙과 민수용 스펙의 공통점을 찾는 것보다 다른 점을 찾는 것이 더 빠르다. 예를 들어서 서울시가 일반인에게 K-1A1 전차를 일반 자가용으로 형식승인 내주고는 "포탄이 장전되지 않았으니 자가용이다!"라고 변명하는 것과 다름없다. 인간들아-
마세라티 또한 명불허전의 명가라는 사실은 두말할 것도 없지!
16. Mazda RX-8 (2009년 - 일본)

물론 나는 세계 최초이자 현재까지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로터리 엔진을 상용화한 마쯔다의 진성 차덕후 엔지니어들을 존경한다. 그리고 역시 로터리 혈통의 본류는 RX-7 플랫폼이라는 사실도 인정한다. 그리고 또한 RX-7이 RX-8보다 훨씬 예쁘고 섹시하고 귀여움까지 갖춘 아가씨라는 사실도 인정한다.
내가 RX-8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는 어딘지 얼굴비례가 어색하고 화려함도 없고 일솜씨도 어눌한데다 실수도 잦은 늦깎이 직장여성 같은 느낌이다. 훨씬 어리고 도전적이고 능력도 좋고 학벌도 좋은데다 얼굴까지 예쁜 여고 후배 여자애(RX-7)를 직장상사로 두고 주눅이 든 모습으로 질질 끌려다니면서 사무실의 남자들에게 여자로서 자존심 상하게 비교당하는 그런 여자의 느낌일까?
하지만 말이야, 사람이고 자동차고 완벽하고 모두에게 사랑받는 존재에게는 매력이 없단 말이지.
못생긴건 사실이지만 계속 보고 있으면 의외로 매력적인 구석도 있고, 워낙 어눌한 일솜씨라서 실수도 많고 다소 질타를 받지만 솜씨 자체가 나쁜건 아니야. 직속상사(RX-7)의 일처리가 워낙 뛰어날 뿐이지.
뭐랄까? 상처받고 탕비실에 숨어서 울고 있을까봐 찾아 봤더니 옥상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오늘의 날씨에 하늘의 모습에 진심으로 감탄하는 여자의 모습을 발견한 기분과 비슷할지 모르겠다. 일단 나는 모두에게 사랑받는 RX-7 따위는 싫어!!
(계속)
...................................여기까지 쓰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1주일!!
하루에 짬짬이 5분 정도씩 정신집중을 위한 준비운동 삼아서 쓰던 글이라 좀 오래 걸렸다. 아직 내 가상의 차고에 세워져 있어야 할 차들이 많이 남아 있기에 일단 여기서 1부를 끝내려고 한다. 다음에 다시 2부를 연재해서 여기에 등장하지 못했던 차들을 소개해 볼까 한다. (사진이 많아서 아무래도 일일 트래픽 크리를 먹을 것 같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내가 자동차를 평가하는 기분이랄까? 취향이랄까? 이런 것들이 어떤 흐름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되었을거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자동차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대뜸 어떤 차가 좋아요? 드림카가 뭔가요? 라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진성 차덕후들이라면 이런 질문을 하지 않는다. 이런 질문은 보통 차에 대해서 잘 모르는 초보자이거나 자신의 지식을 과신하려는 사람들이 주로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당장 나도 그런 질문을 하지 않는 편이고(상대가 해주길 원하는 눈치라면 예의상 물어봐주긴 한다) 정말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하고 대화를 해보면 무턱대고 유명한 스포츠카나 값비싼 프레스티지 클래스의 모델명을 나열하지 않는다.
이 포스트는 바로 그런 "드림카가 뭐에요?"라는 피곤한 질문을 피하고 싶어서 써 본 글이기도 한다.
ⓣ http://www.city109.com/tattertools/trackback/228 (주소를 클릭하면 클립보드로 복사됩니다.)




역시 늑호님~ -_-b
후후~ 힘들었습니다. -_-;;;;
헐떡거리면서 쉬지않고 읽었습니다. 역시 늑호님 ㅠ..ㅠb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