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 훈련 블루스
생활/일상잡담 | 2007/05/07 11:08
지난 금요일에는 민방위 훈련이 있었습니다. 남자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이 놈의 예비군, 민방위 훈련은 남자들에게 그야말로 캐암울한 시간이지요.
그나마 예비군은 파릇파릇한 기간병들과 산자락을 타면서 호연지기(...야아!)를 키울 기회이기도 하고, 대한민국 동사무소 전대(...)의 초 일류급 건스미스(...)에 의해 다시 태어난 최신형 볼트액션식 m1카빈으로 실탄 6발을 쏠 기회라도 있습니다만...
이노무 민방위 훈련은 그나마의 로망도 없습니다. -_-+
수상쩍은 옷차림의 아저씨들이 개떼로 몰려와 휴대폰도 잘 안터지는 지하 방공호에 100명씩 모여 앉아 다리가 끊어지고 백화점이 무너진 비디오를 몇 번이고 돌려 보면서 대한민국의 우수함(...)과 민방위가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저력을 보여주며 장차 민방위가 지구연방군으로 승격되어 가니메데 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일 미래를 논하는......쿨럭~
.......이 짓을 40살 넘어서까지 반복해야 합니다. 아놔~
(새로 개정된 민방위법에 의해 40살까지 의무종사해야 했던가?)
교육실에 모여 있는 아저씨들의 태반은 이런 날까지 핸드폰을 붙잡고 거래처와 통화하기 위해서 들락거리고(실내에서 핸드폰 거의 안터짐...) 몇몇 아저씨들은 회사에 있는 동료나 상사에게 자신의 PC 어느 폴더에 그 문서파일이 있는지 설명하느라 진땀을 뺍니다.
뭔가 서글픈 광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남자들은(나를 포함해서) 무엇을 위해 일상에서 벗어나 지하 방공호에 앉아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요? 일부 여성분들은 편하게 직장 하루 빠지면서 날로 먹는 거 아니냐고 하십니다. 실제로 늑호도 아예 뒷자리에서 의자 붙여놓고 누워서 잤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 모인 이 많은 남자들은 아무런 보상도 없이 바쁜 일상에서 강제로 축출당해 지하 방공호에서 반나절을 보냅니다. 오늘까지 넘겨야 하는 납기서류가 바쁜 동료 팀원의 손에 의해서 마감되어 자신의 눈으로 확인도 못하고 넘어가는 씁쓸한 경우도 있을테고, 어떻게든 차 한대를 팔아 이 번달 할당량을 채워야 할 영업사원도 있을 겁니다. 소규모 회사에 따라서는 공가 처리도 못받고 자신의 피 같은 연차를 쓰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짓을 앞으로도 몇 년을 더 해야 한다니 좀 암울하죠. 빠지면 고발당하고 벌금 물어야 합니다. 도저히 생업에서 짬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은 일상이 좀 더 고된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이 고발당해서 수십만원의 쌩돈을 내야 하는 겁니다. 뭔가 카프카적 세계처럼 보인다고 하면 제가 너무 과장하는 걸까요?
안보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민간인까지 구난현장에 동원되야 한다는 소리는 그만큼 사회 인프라가 개판이라는 소리고, 전시라면 국토방위를 위한 정규군 운용이 그만큼 암울하다는 소립니다. 즉, 민방위라는 제도 자체가 지난 시절 군부독재의 유산이고, 남자들이 40살 넘어서까지 군사문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위험천만한 구난현장에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못한 민간인이 동원되어야 한다는 소리는 미담이 아니라 정말 세계적으로 쪽팔린 추태라고 봅니다. 매 년 비디오로 틀어주며 자랑할 껀 수는 절대 아니죠. 자칫하면 2차, 3차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위험한 제도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국민들 대다수는 민방위 제도 존속을 지지하고 있고, 민방위로 동원된 사람들이 재난 현장에서 얼쩡대는 것을 미담으로 여깁니다. 그게 정말 아름다운 미담일까요?
이 나라가 좀 더 정신을 차려 민방위 유지에 소요되는 예산과 낭비되는 노동력을 좀 더 건설적인 사회 인프라에 투자한다면 분명 재난은 더 줄어들고, 그 재난에 민간인이 동원되어야 하는 일도 줄어 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짤방 : M1카빈 레일 장착버전(대체 왜?!!) - 출처는 DC 총기갤 ]
그나마 예비군은 파릇파릇한 기간병들과 산자락을 타면서 호연지기(...야아!)를 키울 기회이기도 하고, 대한민국 동사무소 전대(...)의 초 일류급 건스미스(...)에 의해 다시 태어난 최신형 볼트액션식 m1카빈으로 실탄 6발을 쏠 기회라도 있습니다만...
이노무 민방위 훈련은 그나마의 로망도 없습니다. -_-+
수상쩍은 옷차림의 아저씨들이 개떼로 몰려와 휴대폰도 잘 안터지는 지하 방공호에 100명씩 모여 앉아 다리가 끊어지고 백화점이 무너진 비디오를 몇 번이고 돌려 보면서 대한민국의 우수함(...)과 민방위가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저력을 보여주며 장차 민방위가 지구연방군으로 승격되어 가니메데 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일 미래를 논하는......쿨럭~
.......이 짓을 40살 넘어서까지 반복해야 합니다. 아놔~
(새로 개정된 민방위법에 의해 40살까지 의무종사해야 했던가?)
교육실에 모여 있는 아저씨들의 태반은 이런 날까지 핸드폰을 붙잡고 거래처와 통화하기 위해서 들락거리고(실내에서 핸드폰 거의 안터짐...) 몇몇 아저씨들은 회사에 있는 동료나 상사에게 자신의 PC 어느 폴더에 그 문서파일이 있는지 설명하느라 진땀을 뺍니다.
뭔가 서글픈 광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남자들은(나를 포함해서) 무엇을 위해 일상에서 벗어나 지하 방공호에 앉아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요? 일부 여성분들은 편하게 직장 하루 빠지면서 날로 먹는 거 아니냐고 하십니다. 실제로 늑호도 아예 뒷자리에서 의자 붙여놓고 누워서 잤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 모인 이 많은 남자들은 아무런 보상도 없이 바쁜 일상에서 강제로 축출당해 지하 방공호에서 반나절을 보냅니다. 오늘까지 넘겨야 하는 납기서류가 바쁜 동료 팀원의 손에 의해서 마감되어 자신의 눈으로 확인도 못하고 넘어가는 씁쓸한 경우도 있을테고, 어떻게든 차 한대를 팔아 이 번달 할당량을 채워야 할 영업사원도 있을 겁니다. 소규모 회사에 따라서는 공가 처리도 못받고 자신의 피 같은 연차를 쓰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짓을 앞으로도 몇 년을 더 해야 한다니 좀 암울하죠. 빠지면 고발당하고 벌금 물어야 합니다. 도저히 생업에서 짬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은 일상이 좀 더 고된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이 고발당해서 수십만원의 쌩돈을 내야 하는 겁니다. 뭔가 카프카적 세계처럼 보인다고 하면 제가 너무 과장하는 걸까요?
안보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생업에 종사하는 민간인까지 구난현장에 동원되야 한다는 소리는 그만큼 사회 인프라가 개판이라는 소리고, 전시라면 국토방위를 위한 정규군 운용이 그만큼 암울하다는 소립니다. 즉, 민방위라는 제도 자체가 지난 시절 군부독재의 유산이고, 남자들이 40살 넘어서까지 군사문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위험천만한 구난현장에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못한 민간인이 동원되어야 한다는 소리는 미담이 아니라 정말 세계적으로 쪽팔린 추태라고 봅니다. 매 년 비디오로 틀어주며 자랑할 껀 수는 절대 아니죠. 자칫하면 2차, 3차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위험한 제도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국민들 대다수는 민방위 제도 존속을 지지하고 있고, 민방위로 동원된 사람들이 재난 현장에서 얼쩡대는 것을 미담으로 여깁니다. 그게 정말 아름다운 미담일까요?
이 나라가 좀 더 정신을 차려 민방위 유지에 소요되는 예산과 낭비되는 노동력을 좀 더 건설적인 사회 인프라에 투자한다면 분명 재난은 더 줄어들고, 그 재난에 민간인이 동원되어야 하는 일도 줄어 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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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번에 예비군 1년차 대학생 입니마나.. 글이 참 재미있네요.^^
잘 읽었습니다^^
그래도 혹시라도 일어날지 모르는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저런 모습의
예비군, 민방위라도 훈련같지 않은 훈련을 통해 자신은 아직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싸울 수 있다 라는 의식을 재생산하게 만든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식은 저런 비효율적인 방법을 쓰지 않아도 재생산할 수 있습니다. ^^;
한달전 마지막 예비군 훈련에서 소총사격을 하고 이제 더이상 인생에 군용소총사격은 없구나...하고 안타까움에 몸서리쳤던 기억이...그나마 잔탄사격때 손들고 나가 남보다는 2배로 쐈지만...OTZ
/이명훈 그렇게 의식을 재생산하는데에는 민방위훈련에 들어가는 예산을 전문구난구조
훈련에 투입하고 남는걸로 홍보비로 돌리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저도 실탄사격 없는건 좀 안습...그리고 저도 같은 의견입니다.
늑호님과 거의 차이 없는 전 아직 예비군훈련입니다. 크흑~
요즘은 서바이벌 게임을 한답시고 하는데 페인트 탄 5발 달랑 주더군요. 그나마 가나다 순으로 순서가 밀리는 'ㅇ'씨의 경우는 가스압이 약해 나가지도 않습니다.
올하반기는 휴일야비군 교육을 신청해야할 듯 합니다. 하루 업무 공백땜에 이틀이 고달픕니다.
하루 공가내고 이런데 참석하는거 비효율도 비효율인데다, 회사에서 받는 무언의 압박과 업무 공백은 정말 사람을 슬프게 만듭니다. 저 하나 때문에 팀원들이 회의를 연기해야 했으니 정말 가시방석이죠. ㅠ.ㅠ
전 이제 예비군 3년차 인데 그나마 학교예비군으로 하루만 받겠네요...
어흑! 내년에 4일 어떻게 받는담...
정말 비효율적이고 아무짝에 쓸모 없는 예비군 훈련...
어차피 전쟁나면 참호 속에서 총만 삐죽 내밀어 쏘기만 할텐데...
그러다 곡사화기 사격에 사망 할테고...
그딴 예비군 훈련 때문에 금전적 손실이 얼마나 많을까요?
하루 최소로 5만원이라고 잡아도... 년간 몇천억 아닐까요...
차라리 가서 제대로 훈련을 하면 그런말 안하는데,
이거 뭐... 잡담하다 조금 걷고, 잡담하다 조금 걷고, 시늉 몇번 하고...
사격은 마음에 들지만...
그리고 정말 차비도 안되는 교통비 안습에, 4500원짜리 밥이 한솥 콩나물 밥보다
못한 현실... 크와아~~
안타깝네요.
전 예비군 마지막날 신형 연습수류탄 자진해서 한발 던지는걸로 마무리를.. 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