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벌써 블로그가 생긴지 10주년이라고 한다.

벌써 그렇게 되었나 싶어 놀랍기만 하다.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초창기 무렵에 우연한 경로로 알게 된 장소가 바로 WIK(weblog In Korea)였다. 지금은 그 존재조차 잊고 있었지만, 내 기억에 맞다면 그 때 WIK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규격의 배너가 필요했다. 맞나?

지금 WIK 주소로 들어가 보면 "블로그 탄생 10주년, 어떻게 바뀌어 왔나?"라는 한겨레 신문 기사 링크가 남겨져 있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링크를 통해서 이 포스팅을 쓰게 된 계기가 된 이지님의 "블로그 10주년, 한국 블로고스피어의 시작"이라는 글과 "블로그 10주년 이후, 재밌는 현상"을 읽을 수 있다.

찾아보니 마침 lunamoth님이 "한국어 웹로그 모임"이라는 좋은 포스팅을 남겨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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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K, 한국어 웹로그 모임의 메인 화면 ]


정말 오랫만에 저 화면을 다시 볼 수 있었다. Internet Archive에 남겨진 자료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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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스트 하단에 내 블로그 배너도 있다!! ㅠ.ㅠ 근데 왜 일괄적으로 2003년?]


저 배너를 보니, 내가 처음 블로그를 만들었을 때의 제목이 기억난다. 저 시절의 내 블로그 이름은 참으로 거창하게도 "Urban Routine Log - 도시일상난무"라는 제목이었다. 원래 URL 주소의 그 URL을 가지고 중의적 의미를 짜내어 만든 제목이다.(나 왜 이런 쓸데없는 짓을?)

다시 보니 익숙한 배너와 이름들이 많다. 저 분들의 대부분은 지금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WIK 시절에는 블로그가 도입된 초기여서 그런지 블로그Blog웹로그Weblog란 말이 혼용되어 쓰였고, 점차로 블로그로 굳어져 갔다. 그리고 저 스샷의 시절에는 아직 이글루스와 네이버가 서비스를 하지 않던 시절이라 대부분이 설치형이었고, MT와 pMachine 같은 외국산 블로깅툴을 제대로 쓰려면 부지런히 WIK를 드나들며 고수분들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초기 진입장벽이 열라 높았다. -_-;;;

초기의 WIK가 기술-엘리트주의 주도였다는 말은 아마도 저러한 이유 때문에 생겨난 말이 아닌가 싶다. 아무래도 웹 트랜드에 민감한 분들이 선구적으로 블로거 닷컴에 가입해 블로깅을 시작하고, 이어서 MT와 같은 외국산 툴을 도입하는 것도 역시 저런 분야에 익숙한 분들이 주도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나처럼 호기심이 강한 인간들이 그 분들의 블로그를 뻔질나게 드나들며 툴 설치와 수정 방법을 배우지 않았나 싶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역시 내 기억에 의존한다면 초기 블로거 분들은 웹 개발자라던가 비슷한 IT업종에 종사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리고 그 분들은 현재 미투데이를 비롯해 꽤많은 웹 서비스를 개발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

그에 비해서 지금은 간단히 주민번호와 주소만 입력해도 몇 분이면 블로그 하나를 뚝딱 만들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가입형 블로그도 이제는 꽤 유저 자유도가 높아졌다.

진입장벽이 높아서 고수 블로거들의 도움이 없으면 툴의 설치조차 쉽지 않았던 그 시절과, 마음만 먹으면 가입형이건 설치형이건 누구나 클릭 몇 번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지금을 비교한다면 물론 지금이 더 좋다. 까놓고 말해서 그 때보다 초딩질을 하는 블로거들이 엄청나게 늘어났다는 의견에는 공감하지만, 그래도 역시 블로그가 소수의 폐쇄적 문화가 되지 않은 것에 감사하고 있다.

아, 그러고보니 WIK 시절에는 주변 사람들에게 블로그와 기존의 제로보드 게시판이 뭐가 다른지 구구절절 설명해줘야 했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무조건 외국 문화를 숭배하며 자기들이 얼리어답터라고 착각하는 얼간이"라는 비웃음을 종종 받아야 했다. 이글루스와 네이버 덕분에 그런 비웃음은 받을 일이 없어져 다행이다. ^^;


http://www.city109.com/tattertools/trackback/65 (주소를 클릭하면 클립보드로 복사됩니다.)

  1. 벌써 10년이라니… Tracked from hybridtext | 2007/04/17 04:25 | Delete |

    웹상에 뭔가를 올리는것중의 한 분류인 블로그가 블러그라고 불리워진지(정확히는 이름이 지어진지겠지)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구나. 그러고 보면 맨처음 블로그를 연건 블로그가 아...

  2. 블로그 Tracked from oho~ 2 | 2007/04/22 02:22 | Delete |

    출처는 WIK을 기억하십니까이다. 나도 WIK 초창기 가입자라 할 수 있다. 원래 학교 동아리 서버에 설치했다가 내 서버로 옮겨온 케이스인지라, 예전 로그 이미지는 다 사라지고 없다. 게다가 10...

  1. 나인테일 2007/06/07 21:37 | PERMALINK | EDIT | REPLY |

    아아.. 그러고보니 예전엔 '한국에선 성능좋은 제로보드 게시판이 쌩쌩하게 잘 돌아가는데 굳이 쪽발이들이나 쓸법한 플로트형 게시판 타입의 저런 허접한 물건이 한국에서 왜 필요한가'라는 의견이 PC잡지에서도 나올 정도였지요. 저도 사실 그 당시만 해도 블로그의 장래에 대해서 반신반의 했습니다만...

    아아... 이거 참 세상 변하는거 순식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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