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고 해서 마눌님과 함께 CGV에 가서 영화를 봤다.
무슨 영화를 볼 까 고민할 필요도 없고, 의논할 필요도 없었다. 선택지는 단 하나.
이다.
아놔~ 의미심장한 제목인건 알지만 텍스트로는 댄나 뽀대가 안나는 제목이네. 차라리
닥치고 버로우.......가 아니고, 언제나처럼 막강 까발리기가 존재하니 닫아 둡니다.
주인장의 20자 평: 300 vs. 100만? 나이는병력은 그저 숫자일 뿐이다....그럴리가 있나?영화 정보와 시놉은 귀찮으니 다 생략...사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아주 간단하다.
만렙한 영웅캐들이 최종보스를 쩔게 했으나
결국 쪼렙 자코들의 개떼 러시로 인던 종료.
................뭔 소리냐? -_-;;;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늑호는 딱 두 가지만 생각했다.
"누가 역사물이라고 구라 쳤어? 판타지 잖아?!! 이게 어디가 그리스야? 중간계지!"
"아! 씨바! 저거 정말 그림된다! 오오! 저 비주얼! 팔이 뚝뚝 날아다녀! 우와 저 색감! 저 원경! 오! 저 카메라 프레임 맘에 들었어! 오홋! 이번엔 목 짤렸다!...(이하생략)"
솔직히 나란 인간은 로마 이전(그것도 한니발 침공 시기 전후)의 전쟁사에 대해서 세밀하게 기억하고 있지 못하기에, 그리고 이 포스팅을 하기 위해서 산더미처럼 쌓아둔 전쟁사 자료들을 뒤적거리고 싶지도 않기에 그냥 넘어간다.
까놓고 말해서 이 시절의 전쟁 중에서 기억나는 거야
살라미스 해전 뿐이다. 세계의 4대 해전중 하나라서 아는게 당연한가?
그나마 내가 살라미스 해전을 기억하는 이유는 골수 땅개들인 아테네가 모처럼 해군으로 전향해 좁은 해협에서 차례로 페르시아 해군을 박살내 결국 크세르크세스가 GG치게 만든 해전이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아테네에게 발렸다.
(혹시 내가 알고 있는 사항이 틀리다면 덧글로 지적해 주시길...)크세르크세스 왕의 아버지 다리우스(몇 세인지 모름)를 반쯤 파묻어 버렸던 아테네는 기고만장해 있다가, 스파르타가
테르모필레 전투(이 영화의 무대)에서 개박살나자 "허걱~" 하고 놀라서 아테네 전체를 소개시킨다 어쩐다 난리법석을 부리다가 겨우 골수 땅개 크세르크세스를 바다에서 발라버리고 결국
아테네가 그리스 얼짱 먹는다는 것이 내가 알고 있는 대략적인 흐름이다.
즉, 이 영화의 무대가 되는 테르모필레 전투는 살라미스 해전으로 끝나는 페르시아 전쟁(몇 차인지 모름)의 전초전이다. 솔직하게 말하면 페르시아 전쟁은 회차도 많고 그 전투가 그 전투 같아서 잘 구별을 못하겠다. 3차냐 4차냐?
그리고 살라미스 해전은
"기동전사 건담"에서
"살라미스급 중순양함"이 나와 고대 전쟁사를 읽다가 애니메이션이 생각나 기억하게 되었을 뿐이다. 즉, 우연이다. 데미스토클레스, 페리클레스, 델로스 동맹 과 같은 고유명사들도 이 시기에 관련된 이름들 아닌가?
늑호의 영화감상이 언제나 그렇듯 쓸데없는 저 소리들을 늘어놓은 이유는 간단하다.
이 영화를 역사물로 보지 마라. 이건 판타지다.
영화보는 내내
"이게 어디가 그리스야?"를 반복했다.
가장 간단히 말해서
고대 에게해의 전무후무한 깡패국가 스파르타는 내가 기억하는 한 절대로 백명 단위로 적과 싸운 적이 없다. 최소한 몇 천이고 많으면 만 단위로 넘어간다. 테르모필레 전투도 스파르타 육군이 몰살당하고 아테네가 바다에서 활로를 찾다가 살라미스에서 결정타를 날렸다는 식으로만 기억할 뿐이다. 하지만 적어도 300명이서 싸웠을리는 없다.
무엇보다 스파르타는 "자유"니 "이성"따위를 주장하기엔 좀 깡패짓을 많이 한 전쟁 오타쿠 집단들이었다.
다시 말해서
실제 전쟁사를 대입해서 이 영화를 보려고 하면 그건 영화를 보는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확신할 수 있다. 애초부터 상황설정이 안드로메다인 영화니까 그냥 판타지 전쟁영화로 이 영화를 봐라.
"이 영화의 스파르타가 어디선가 들었던 기분이 들기도 한다."면 그건 그냥 착각이니 넘어가라. 아무래도 상관없다.
-----------------------------여기까지가 절단선--------------------------
판타지 영화로서의 이 영화는 "신시티"를 넘어서는 색감과 무대미술을 보여주고 있다. 참 부지런히도 매 씬을 리터칭 했구나 싶었다.
[ 카리스마 형님의 청소년기 시절 : 조기교육의 폐혜(야아!) ] 위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저 색감과 저 구도, 그리고 저 늑대...정말 멋지다. 개인적으로는 저 괴수의 어디가 "늑대"인지 묻고 싶었다.
스토리의 개연성 부족이라던가 실제 역사와는 안드로메다 만큼의 거리가 있다는 점은 이 압도적인 비주얼 앞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게 느껴진다. 정말 말 그대로 눈으로 보여지는 한 씬, 한 씬이 전부 아트 레벨이었다.
대단히 잔인한 장면이었던
사람꽂이 분재(...)조차 보면서 색감과 구도에 감탄했다.
이렇게 압박적인 무대미술로 사람의 혼을 쏙 빼놓더니 이번에는 강렬한 카리스마의 마초 러시로 숨이 막히게 만든다. 이른바 원투펀치 전략이다.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마초남들, 구호에 구호로 대답하는 질서정연한 군율, 슬로우와 패스트가 뒤섞인 프레임 속에서 장장 12명을 차례로 베어내는 동선 설계, 절단되어 날아가는 신체묘사가 주는 폭력충동, 그리고 유두가 선명하게 강조된 리터칭으로 표현된 무녀의 춤사위가 보여준 선정성...이 모든 요소들이 마초이즘 영화들의 주된 아이템이 아니던가?
누군가는 병사들 개개인의 묘사가 없어 단편적이라고 했는데, 이 영화의 제목 [300]이 의미하는 것, 그리고 이 영화에서 보여준 스파르타 정예병들의 모습의 본질이란
300명이 단 한 자루의 검이 되고, 단 한 장의 방패가 되어 싸우는 모습이다.
그 단적인 예로 아들이 죽어 핀트가 나간 장군의 에피소드는
하나 된 300명이라는 점에서 본다면 쓸데없는 군살로 보여 눈에 거슬렸다. 병사들 개개인의 모습까지 투영했다면 이 영화는 한층 조잡한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이들은 끝까지 병사들 개개인에게 이름조차 부여되지 않은 무기명 300명으로 싸우는 모습을 강조하는 쪽이 확실히 옳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제목 [300]은 그런 중의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글쟁이로서의 관점에서 본다면...
마초이즘이면 어떠하리?
미술적으로 이렇게 멋진 시각적 만족과 폭력과 선정성 만으로 풀어가는 심플한 화법. 이 두 가지 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영화가 완성되었다.
스토리적 개연성이라던가 실제 역사적 고증 문제는 안드로메다 바깥으로 날려 버리자.
그리고 당장 극장으로 달려가라. 절대로 이 영화 조악한 캠버전 다운 받아서 보지마라. 이 영화는 비주얼적 무대미술과 오직 폭력(선정) 코드만으로 만든 영화다. 영화의 의의 절반을 조잡한 공유파일로 날리지 마라.
테르모필라이에서 싸운 스파르타 군, 300명 맞습니다. 헤로도토스 같은 사람은 그 300명의 이름을 모두 안다고 떠벌리고 다녔고.
정확히 말하자면 그 이상을 모집할 수 있었지만 레오니다스 왕이 자신이 죽어도 상관없는 자들 그러니까 자신이 죽어도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사람만 모아서 끌고간거죠.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테베군과 기타 잡군합쳐서 2천정도가 페르시아군 20만과 싸웠다는데
300과 100만이라니 진짜 판타지인가 봅니다;;
일단 전사는 300명이 맞구요 거기다 하인이 900명쯤 붙어있었다고 합니다 (중세 기사의 종자?)
그리고 스파르타는 국가 특성상 (신생아 감별) 탓에 전사집단의 총수가 1만을 넘을수 없었습니다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 간의 수적 차이가 워낙 나서 소수 정예 주의로 갈수 밖에 없었다는
아~ 기억난 김에 보러갈까?
으음, 테르모필레 방어군이 적어도 7~8000천 정도가 아니었나요? 그 협곡 옆 바다에는 엄청난 숫자의 아테네 해군도 있었고...
뭐 스파르타가 정예화된 군바리 집단과 생업에 종사하는 노예 집단으로 이분화되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현역병의 숫자가 1만 이하였나?...그럼 보통 스파르타군의 군세는 역시 잡병이나 옆동네 연합군(...)이 포함된 수치인 모양이군요. -_-;;;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자료를 어디다 두었으려나?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