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있어서 - 정확하게 말하면 락씬에서 얼터너티브는 애매한 단어이다.
대안, 양자택일과 같은 뜻으로 번역되는 이 얼터너티브(Alternative)는 특정 장르(Genre), 혹은 화법(Style), 태도(Attitude)를 의미한다고 정의하기는 좀 힘들다.

다시 말해서 특정 기법이나 장르에 의해 구분되는 음악의 한 장르로 이해될 수 없다.
결론부터 말해서 내가 생각하는 얼터너티브란 특정 시대에 벌어진 시대운동(Movement)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늑호의 개인적인 생각이라 다르거나, 혹은 틀릴수도 있다. 혹은 누군가 나보다 먼저 이 얼터너티브를 조류란 의미로 정의했을지도 모르겠다.

이 시대의 주류였던 LA 메틀은 술과 담배, 마약, 섹스에 찌들어 상업성과 속물주의로 흘러갔고, 스래시 계열은 강력한 속주능력이 음악성과 등식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섹스와 마약을 빼면 이야기 할 꺼리도 없는 판국이고 한쪽은 분당 몇 rpm의 속도로 코드를 짚을 수 있는가가 절대명제였다.

(대표적으로 Gun N' Roses 같은 밴드의 작태는 정말이지...;;;;;)

게다가 주류 팝씬도 천편일률적인 상업주의와 거대 레이블이 주도하는 아이돌의 상품주의가 판을 쳤다. 상품은 넘쳐났지만 정작 뮤지션은 부재하던 그런 시기였다.(지금 대한민국 가요계를 보면 이해하기 쉽다...)

얼터너티브는 거기에 대한 새로운 대안, 혹은 새로운 진보운동의 하나로 태어났다.

흔히 착각하는 것이 얼터너티브와 그런지 사운드(Grunge)를 동일시 하는 것이다. 흔히 시애틀 사운드라고 말하는 그런지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 "지저분하고 너절한" 모습을 의미한다. 80년대의 말쑥한 엘리트주의에 대항하여 생겨난 흐름으로 원래 패션계 용어가 먼저이지 싶다.

그런지 사운드는 일단 70년대 펑크(Punk)음악과 문화까지 그 기원을 두고 있는데 이건 생략하고...
(지금 이 글에서 섹스 피스톨즈클래시를 언급하면 정말 답이 없어진다...게다가 펑크는 그런지는 물론이고 네오펑크와 이모코어 와 같은 무수한 하위장르로 분화했기 때문에 나로서는 그걸 다 수습해서 설명할 자신이 없다...)

이 시대의 얼터너티브를 선택한 밴드들이 대부분 자비심도 없이 디스토션을 걸어놓은 기타 사운드에 베이스 기타는 죽어라 긁어대고 드럼은 둔하고 무거운.......이걸 합쳐 놓으면 이게 녹음과정에서 유입된 잡음인지 원래 의도한 표현인지 구분이 안 간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이 시대의 앨범을 어둠의 루트에 떠도는 조잡한 불법음원으로 들으면.............죽고 싶어진다. 이게 사운드야 잡음이야...............)

그런지 사운드란 그 이전 시대의 깔끔한 사운드와 대비되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보여진다. 그걸 주도한 것이 장르적 크로스오버 - 쉽게 말해서 닥치고 짬뽕 이 벌어지던 시애틀이기에 시애틀 사운드 = 그런지란 등식이 성립한다. 그리고 여기서 얼터너티브라는 이름의 장르도 아니고 스타일도 아니고 특정 밴드로 수렴될 수 없는 애매한 개념이 출발한다.

솔직히 2008년도 거의 지나간 지금도 아이튠즈로 음악을 정리하다가 나를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놈이 얼터너티브이다. 아이팟으로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앨범별로 장르구별을 해둬야 하는데(Tag를 통한 DB추출방식이라서...) 이게 보통 머리가 아픈 문제가 아니다.

시애틀 사운드만 얼터너티브라고 정의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브릿팝이나 포스트 그런지, 네오펑크이모코어, 루츠락 따위를 전부 얼터너티브로 정의하기엔 용어를 남용하는 것 같다. 솔직히 OasisRadioheadSimple Plan을 같은 장르로 묶어두자니 화장실에서 팬티 벗어두고 나온 기분.................쿨럭~

결국 귀차니즘 폐하의 명을 받고 Metal 과 Rock으로 정의될 수 없는 놈들은 모조리 Alternative로 분류해버렸다. 그걸 일일이 분류하고 있자니 시간이 아깝다...

하여간 서두가 길었는데, 이 시대의 얼터너티브와 1990년대가 만들어 낸 5장의 절대명반 앨범을 꼽아 보자는 것이 이번 포스팅의 원래 목표였다. 대체 얼터너티브를 설명하기 위해 몇 줄을 소비한 거냐? (소개한 순서는 특별한 우의를 의미하지 않는다. 랜덤이다.)

1. Nirvana - Never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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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을 처음 구매할 당시에는 저 재수없는 아새끼의 곧휴가 몹시 거슬렸다. Kick the Baby란 말이 저절로 목구멍에서 튀어 나온다.........-_-;;;

하지만 이어폰을 꼽고 플레이 버튼을 누르는 순간........................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덤으로 이 앨범과 얀 코빅의 패러디 앨범을 함께 들으면 좋다...뭥미?
하도 자주 언급해서 일단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2. Soundgarden - Superunkn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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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좀 어렵다. 몽환적 사운드가 뭔지 알고 싶으면 사운드가든의 앨범을 들어보면 된다. 조금만 더 들으면 저절로 혼이 입으로 빠져나가는 유체이탈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Badmotorfinger 앨범을 더 많이 들어서 그 쪽이 익숙하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정통 시애틀 그런지 사운드의 뿌리를 두고 있는 밴드라고 생각한다.

크리스 코넬 형님은 Audioslave를 거쳐 지금 싱어송라이터이자 기타리스트로 활동한다지? 당신 원래 드러머였잖아! 한 가지만 해!!


3. Alice In Chains - Di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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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개인적으로는 파리병 앨범(정식 이름이 뭐더라?)......그 버릇없어 보이는 꼬꼬마가 병에다 파리 담아둔 앨범을 더 많이 들어서 그쪽이 익숙하긴 하다. 그래도 역시 앨리스 인 체인스의 걸작이라면 이걸 꼽아야지...

처음에 이 앨범 샀을땐 저 재킷이 무슨 호러삘 나서 한 밤중에 꺼내다 흠칫흠칫 놀라곤 했다. -_-;;;;


4. Pearl Jam - 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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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바나와 함께 양대 산맥이었다가 이제는 시애틀 4인방(너바나, 사운드가든, 펄잼, 앨리스 인 체인스)의 하나로 전락한(??) 밴드이다. 펄잼의 이 앨범은 너바나의 "신경꺼" 앨범과 더불어 90년대 최대 걸작이었고 판매량으로서는 신경꺼 앨범을 능가한다!!

멤버들이 워낙 성실하고 정치적으로 옳바르다보니 머리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거나 밥상뒤집고 갈라선 다른 얼터너티브 밴드들에 비해 주목을 못받는 경향이 있다. 개난리판 속에서 모범생의 비애라고 할까? 그래도 얼터 밴드들 중에서 유일한 생존자이자 승자이기도 하다!

특히 유튜브에서 Jeremy란 뮤직비됴를 꼭 검색해서 필청하길!! 당시에 정말 충격과 공포의 영상이었다.


5. Smashing Pumpkins - 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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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저 위의 네 밴드는 얼터 4인방이 맞다.
그리고 문제의 이 호박들을 얼터 범주에 넣어야 하느냐가 고민이다. 무엇보다 호박들 자신이 스스로 시애틀 = 그런지 사운드의 범주를 부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골수 호박들 팬이라면 Gish 앨범이나 꿈 앨범을 더 높이 평가할 지 모른다.

하지만 내 기준으로 이들의 최대걸작은 바로 이 멜랑꼴리 앨범이라고 생각한다.
CD 2장에 꽉꽉 눌러담은 엄청난 분량의 작업물을 보고 있으면.............무슨 A-side와 B-side를 보고 있는 기분이다.
두 장의 앨범이 가진 같은 색깔 혹은 다른 색깔을 비교하는 재미를 누르다보면 하루가 훌쩍 지나간다. -ㅇ-;;


이 정도가 얼터 사운드의 걸작들이 아닌가 싶다. 물론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걸작 앨범도 쌔고 쌨다. 게다가 이 5장의 앨범은 개나소나 꼽아대는 걸작이라 식상한 감도 있다. 하지만 꼭 갖고 있어야 하고 꼭 들어야 하는 걸작이라서 한 번 꼽아 보았다. 90년대 락음악이 어떤 전기를 마련했고, 어떤 식으로 진화했는지......그리고 현재 음악씬의 변화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고자 한다면 꼭 들어봐야 할 것이다.

이 뒤로 90년대 말부터 현재에 이르러 장르적 융합이나 뭔가 분류하기 애매한 놈들이 개떼로 나타나고 있다. 라디오헤디즘이라는 독자적 장르를 만들어낸 라디오헤드도 있고,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놈들도 있고, 락 이외의 장르와 잡종교배를 마친 놈들도 잔뜩 있다.

엘리트주의적인 주류 - 변혁적 대안(얼터너티브) - 변종의 대량생산에 의한 무정부상태
대충 이런 느낌으로 이해하면 70~80년대를 거쳐 90년대를 지나 현재의 음악씬을 이해할 수 있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까 이거 단순한 음악장르가 아닌 사회현상으로도 이해할 수 있겠는데? 대중문화 자체가 저런 흐름으로 가고 있지 않은가?

얼터너티브는 음악의 장르는 아니지만, 동시에 시대를 반영한 하나의 강력한 흐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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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으로 출처는 알 수 없지만 시애틀 사운드의 인맥과 영향관계를 알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한다. 이게 대체 어디서 났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요즘 음악 관련 이야기를 자주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뒤늦게 락음악에 재미를 붙인 마눌님을 위해서 떠들고 있는 것이다.(사귄지 어언 8년만에 겨우 락음악에 중독시키는데 성공했다!) 마눌님은 현재 이모코어 부터 역주행하고 계시는 특이한 테크트리를 타고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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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朴下史湯 2008/11/12 09:05 | PERMALINK | EDIT | REPLY |

    너바나는 다들 리프가 그게 그거더라능....'ㅅ'

  2. 늑대호수 2008/11/13 09:40 | PERMALINK | EDIT |

    초창기 너바나가 주로 까였던 이유가 바로 코드 서너개로 곡을 구성한다는 식의 비아냥이었죠. ㅎㅎ
    근데 따지고보면 더 심한 놈들도 잔뜩 있다는...

  3. 2008/11/12 10:11 | PERMALINK | EDIT | REPLY |

    사운드가든은 뭐랄까, 여름에 들을 때는 귀에 안들어왔는데 날씨가 추워지니까 귀에 들어오기 시작하더군요. 또 너바나스럽기는 좀 헤비하고, 또 그렇다고 헤비하면서도 몽환적이고, 독특한 밴드 같습니다. 그나저나 건스앤로지스와 본조비라... 한나라당에 곡주는 한국의 모 펑크밴드가 생각나네요.

  4. 늑대호수 2008/11/13 09:44 | PERMALINK | EDIT |

    사운드가든은 뭐랄까.............어렵습니다. 컨디션 나쁘면 절대 귀에 안들어오고 뭔가 몽환적인 느낌을 넘어 유체이탈의 영역까지 오가는 기분의.........이게 귀에 감기면 또 이것만큼 강렬하고 끈적이는 음악이 달리 없지요. 사운드가든은 어렵습니다....

    총과장미들 형님들은 음악을 좋아하긴 하지만 그 꼬락서니는 좀처럼 정이 안갑니다. 본조비 형님이야 뭐......(먼산~)

    그리고 그 한나치당에 곡을 준 모 펑크밴드는 이제 아웃오브안중입니다. 그 행동 하나만으로 정이 뚝 떨어져 극렬안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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