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마감의 바쁜 와중에도 그럭저럭 완독했다.
[하늘속],
[소금의 거리]에 이은
"아리카와 히로"의 세번 째 소설이다.(출판연대가 아닌, 내가 읽은 순서임)
작가에게 있어서 "패턴화"는 득일까? 실일까? -_-;;;
이 작가의 이 책을 읽고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교보문고에서 책을 집어 들면서
"뭐, 대충 이런 내용이겠군."이라고 했는데, 딱 그 수준...
그런데 나름 즐거우니 어찌보면 다행이다.
다 읽고나서 잠깐동안 창밖을 보면서 고민했다. 작가에게 있어서 반복되는 패턴화는 과연 장점인지 단점인지.
잘 모르겠다.
내가 작가로서 아직 소양과 공부와 성찰이 징글징글하게 부족하다는 반증이라고 생각하니 또 급우울...
일단 닥치고 소설이야기로 돌아가자. (이번에는 좀 다른 느낌으로 감상문을 써보자)
1. 일본의 경찰은 좀 바보다. 일본의 자위대는 좀 바보다. 일본의 정치가는
참 다행스럽게도 치료약도 없는 막장 얼간이들 뿐이다.
2. 소년소녀들의 현대판 십오 소년 표류기라며? 어딜 표류해?! 이 소설에의 해상자위대 오야시오급 잠수함은 그냥
"시설물"이잖아?!
3. 정신나간 여편네와 집안 꼬라지에 관심없는 남편네는 해자대를 고생시킨다. 응? 결론은
초글링 러시는 호환마마보다 무섭다!4. 이 소설의 핵심 주제는
"애인농사"이다. 으음, 이거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사례.....뭐?
5. 매번 소설속에서 자위대가 나오고 각종 현역 무기체계가 등장하길래, 더군다나 작가이름이
"히로"이길래
남자 밀덕후 작가라고 생각했는데.........남편에게 고맙다니? 엥?
6. 자위대가 작중에서 활약하는걸 보고 속 시원하다고 느끼긴 처음. 뭔가 대단히 미묘한 느낌이다.(해자대가
시대착오적인 무기체계를 아직까지 고수하는 삽질 때문에 결과적으로 다행이라니? 역시 미묘하다...)
7. 이 작가의 소설에는
웃는 얼굴로 성격 더러운 남자가 꼭 나온다. 작가의 남성 취향은 아니겠지...
8. 하늘도 나왔고 바다도 나왔으니 이젠 뭘로 할래? 설마
땅속은 아니겠지?
9. 정체불명의 괴수, 삽질 자위대(및 경찰), 비주류 과학자 등장, 버릇없는 초글링, 개념없는 미디어, 그리고 그 와중에도 연애질하기 바쁜 연인들...이 작가의 소설을 이해하기 위한 핵심 키워드.
훗~ 스포일러 없이 감상문을 쓰기 상당히 힘들다.
아래는 못다한 이야기들이며 본문 내용을 심하게 까발릴 소지가 있음.
기타 잡담들(까발리기 있음)..
- 일본의 소설/애니메이션/드라마/영화/만화를 보면서 캐리어조를 보고 킥킥대며 재미있어 하기는 또 처음이다.(아, [춤추는 대수사선]의 무로이 관리관이 있구나...)
캐리어조(組)라는 속어는 "제1종 국가 공무원 임용고시"(대충 이런 이름이었다)에 합격하여 경찰에 입문한 엘리트를 지칭한다. (대충 전 일본에서 고작 500명 미만의 집단이다)
개인적으로는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를 엿먹이는 효과적으로 수단으로 악용되고, 이제 대학을 졸업한 새파란 애숭이가 근속 30년차가 넘는 베테랑 경력자를 턱짓으로 지시하면서 차나 떠오게 만드는 악질적인 제도라서 촘 싫어한다.
이 소설에서도 역시나 경찰청에서 가나가와 현경으로 캐리어조가 파견되는데 이 키라스미 관리관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의 모습이라고 할까?
"차기 장관의 아들인 나에게 누가 개길거냐?! 부모의 후광 만세다!" 라고 외치는 부분에서 뿜어 버릴뻔 했다. 그래, 니 성격이 킹왕짱이셈.
- 일본의 경찰 제도와 자위대 제도, 그리고 정치가들을 답이 없는 삽질 마인드는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늬들 앞으로 딱 그 정도만 삽질하고 있어라 싶은 기분이 든다. 우익들이 아무리 설치고 다녀도 이 고질적인 삽질을 계속한다면 일본이 아시아의 지뢰가 되는 일은 쉽지 않을 듯...
이 소설만 해도 육상 자위대가 바다에서 출현한 거대 갑각류를 처리하는데 반나절이 걸렸다. 문제는 이 시점까지 도달하기 위하여 엄청난 인명/재산 피해를 입으며 6일이나 걸렸다는 점이다. 경찰 수뇌부에서는 경찰 기동대(우리나라의 전투경찰과 유사한 조직)에게 "정신력"으로 괴수를 막으라고 악을 쓴다. 권총으로 쏴도 뚫리는 듀랄루민 방패가 괴수를 막으라니? 뭐?
게다가 시민들은 이런 경찰이 시가지에서 총을 쏜다고 지랄들이다. 그야말로 제정신 아닌 자들의 대향연이다.
보병전투차 몇 대와 박격포 몇 문으로 반나절이면 싹 쓸어버릴 놈들을 방패와 최류탄 발사기로 막는다고 그 삽질을 해대는 경찰 기동대의 모습을 보면 비장하다기보다는 초큼 병신짓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작중 캐릭터의 말대로 무력은 그에 합당한 대상에게 행해져야 한다.
기갑과와 특과의 개입도 없이 보통과(우리나라의 일반 보병과 같다)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대체 얼마나 개삽질을 하는 건지 원...(하지만 역시 군대라는 무력을 쓰기 위한 절차가 복잡한 것은 나름의 사회적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 이 와중에서 막료회의가 고민하는 것은 전대미문의 괴수가 출현한 이 사건의 이름을 뭘로 정하여 언론에 발표해야 하는가 였다.(그동안 현장에서는 일개 순경이 공포탄 2발과 실탄 4발을 가지고 수만 마리의 괴수와 싸운다) <요코스카 거대 갑각류 습격사건>이라고 이름 짓고 만족하는 자들의 모습이란...
(참고로 이 장면은 춤추는 대수사선을 보라. 수사는 뒷전이고 다들 사건 이름에 쓰는 단어 가지고 지랄들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정치가와 관료들의 수준은 개발도상국 수준에도 못 미치는 원시적이고 저능한 자들의 집합이다.
- "우리가 여기서 불명예스럽게 추태를 부리고 괴멸당해야 자위대가 사건에 개입할 발판이 된다!"라고 외치는 경찰 기동대의 모습을 보면 상당히 찜찜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류의 극단적으로 삐뚤어진 자긍심을 보면 나름 마음이 빼앗기는 이중적인 잣대의 나 자신을 발견한다.
실제로 작중에서는 경찰 기동대의 이 "계획된 괴멸"에 의해 육자대가 사건해결에 개입하는 실마리가 된다.
이걸 단순히 마초이즘이라고 폄하하기는 쉽지 않은게, 눈 앞에서 사람들을 서걱서걱 썰어먹는 괴물을 상대로 목숨 걸고 고의적으로 괴멸당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돌아갈 집과 가족이 있는 자들이 말이야. 이 점만은 어지간한 직업적 프라이드가 전제되지 않으면 쉽게 나올 수 없는 행동이다.
일본은 이런 정신을 너무 과장하고 미화하는 경향이 있지만, 역시 쉽지 않은 행동이기는 한다. (나보고 하라고 하면 글쎄.........할 수 있을까?)
- 이 소설의 가장 벙찌는 장면.
기동대가 목숨걸고 괴멸당한 덕분에 육상 자위대 보통과(그냥 일반보병들...)의 출동이 결정되었는데, 이 시점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실탄"을 받아오는 일이다. 1개 연대급 병력이 주둔하는 기지에 실전에 사용할 실탄이 없다니................일본 자위대 제도는 아무리 봐도 판타지 월드!
"최대한 시민의 피해가 없는 밤중에" 간신히 실탄을 연대 주둔지에 수송하는데 성공한다. 낮에 자위대가 실탄을 수송하면 시민들에게 폐를 끼치기 때문에라니? 늬들 지금 정체불명의 괴수를 상대하고 있는 거잖아?
(설마 우리나라도 보병사단이 실탄을 보유하지 않고 있지는 않겠지? 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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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늑호님. 하이텔 시리얼 챗방 이후로 몇년만에 찾아뵙는거 같네요. 으하하
요새 잘 지내시나요...
헐~ 아무리 픽션소설이라지만 설마 저럴라구요..
경찰이나 ㄱ.. 아니 자위대나 좀 요상스런 나라의 물건이긴 하지만 막장은 아닐텐데...
아리카와 히로의 소설은 <소금의 거리>를 읽고 '이건 뭥미?????;;'라고 격렬히 외친 다음에 한참 보지 않았습니다만.... 얼마 전에 <하늘속>을 보고 평가를 조금 호의적으로 조정했습니다. 저는 <소금의 거리>를 제일 먼저 읽어서 그런지 딱 여성작가라는 거 감이 오던데요^^.
아마 나왔거나 곧 나올 <도서관전쟁>이라는 물건이 이 작가 물건일 겁니다. 얼마 전에 일본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던데 한 번 체크해볼 생각입니다.
친한척님 / 내용을 따지신다면 차라리 원본책을 보시길 추천하는 바입니다.(어.. 이거 책으로 나왔던가?)
애니메이션 꽤나 가려보는 편이긴 해도 도서관전쟁은 '영 아니올시다'도 아니고 '아주 아니올시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