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글은 지난 달, 7월 초순에 써두고 덮어 둔 포스팅인데 요즘 시절이 하 수상해서 안구정화 차원에서 글을 재수정해서 올리는 글이다.(무엇보다 코스 레코드가 갱신되어 버렸으니...)

2008년의 의외의 이슈라고 한다면 미국차들의 반란이라고 해야 하려나?

미국의 대표적인 양산 스포츠카 브랜드인 Chevrolet Corvette(GM산하)와 Dodge Viper(Chrysler산하)가 나란히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의 양산차(Production) 부분의 랩타임을 연이어 갈아 치웠다. -ㅇ-;;;;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자동차 개발자들의 지옥, 자동차 매니아들의 성지, 그리고 드라이버들의 무덤이라는 3가지 칭호를 동시에 받고 있는 귀하신 몸(?)이다.(링크를 통해 위키피디아로 들어갈 수 있으나 남의 나라 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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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뉘르브르크링 북쪽 코스]

이 서킷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언제 한가해지면 특집으로 다를 예정이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간단히 말해서 저 지도의 붉은 선이 1회 일주코스인데, 그 길이가 무려 22.81km에 달한다! 일반적인 레이싱 서킷이 대략 5km 안밖임을 감안하면 지옥행 특급관광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살인적인 표고차에 100여개의 크고작은 코너가 있고, 노면상태도 천차만별이다.

1920년대에 건설된 이 서킷은 역사도 역사지만.....독일 자동차 산업을 상징하는 "실버 애로우"의 전설이 시작된 장소로도 유명하고, 수 많은 드라이버와 머신들이 생을 마감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당장 기억나는 것이 1970년대 최고의 영웅 니키 라우다가 여기서 마의 7분대 벽을 깼고, 이 코스에서 충돌사고로 사망했다.

이런 가혹한 환경 때문에 전 세계(특히 유럽) 자동차 메이커들이 필사의 노력으로 달려드는 테스트 베드이기도 하다. 주행성능을 내세우는 모델이라면 꼭 한 번쯤 여기서 자의/타의에 의해 시험대에 오르게 되는 장소이기도 해서 여러모로 유명하다. 여기서 어설프게 코스 도전했다가 처발리면 그 차는 장사 끝이다.

반대로 네임 밸류가 떨어지는 모델이 여기서 제대로 어택에 성공하면 전 세계적으로 평가가 달라진다. 이 포스팅의 목적인 미국차들이 바로 그런 대표적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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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그 문제의 2008년 8월 현재의 뉘르부르크링 양산차 코스레코드이다.

먼저 시보레 콜벳 C6 ZR1이 6월 27일자로 7:26.4 라는 무시무시한 기록으로 포르쉐와 기타 쟁쟁한 메이커를 한 순간에 바보 만들었고, 다시 이번달(8월 18일)에 닷지 바이퍼 SRT-10 ACR7:22.1라는 극악 레코드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마우스 쥔 손이 그대로 굳어버릴 만큼 후덜덜한 상황이다.

..........뉘르에서 타임을 4초나 줄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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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evrolet Corvette C6 ZR-1 ]
바로 이 녀석이 문제의 1차 승자!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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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dge Viper SRT-10 ACR ]

...........그리고 전설의 용자가 되어 나타난 독사(Viper)님하~

뭐 사람에 따라서는 ZR이나 SRT 버전양산형 카테고리에 넣어야 하냐? 라고 울컥할 지 모르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BMW의 M 스포츠나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같은 놈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게다가 포르쉐의 911 GT3/RS 쯤 되면 이미 양산형 꼬리표를 달고 있는 것 자체가 대놓고 범죄이니까 일단 납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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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게 문제의 포르쉐 911 GT3/RS의 운전석인데.............설마 이 사진을 보고 양산/민수용 이라는 꼬리표를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은 없겠지? 저거 어디를 봐서 민간용인데? 그대로 레이스를 뛰어도 되겠구만!!!

포르쉐 GT3가 7분 40초 수준이니까 이건 뭐 변명의 여지가 없지...
포르쉐가 닛산 GT-R(신형)의 랩타임(이 놈도 7분 29초를 끊어 세상을 경악시켰음) 때문에 차세대 911 GT3의 개발스펙을 다시 잡고 있다는 것은 이미 정설로 굳어진 것 같은데, 미국에서 건너온 ZR-1과 SRT-10의 코스레코드는 완전 이뭥미? 수준의 사건일 것이다.

홈그라운드에서 정작 뉘르 코스레코드를 자존심으로 내세웠던 포르쉐의 입장에서는 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을 것이다. 어웨이팀이 제대로 적응훈련도 없이 단숨에 일발역전을 해버린 상황이잖아? ㅎㄷㄷ

사실 미국 차들은 아무래도 그 특성(무려 대륙의 기상!!) 때문에 쭉 뻗은 직선주로에서만 괴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스포츠카 주제에 여전히 뒷 서스펜션을 통짜로 붙인 솔리드 액슬을 쓰질 않나, 한동안 시대착오적인 OHV형 저회전 고토크의 엔진을 자랑으로 여긴 전대미문의 판타지 세계가 미국 스포츠카 시장이었다.

(리지드 타입 - 혹은 솔리드 액슬이니 OHV가 뭔소린지 모르는 분들은 그냥 그 기술이 2차대전 당시부터 쓰던 기술이라는 정도만 이해하면 될 듯...;;;;)

내세울 것이라고는 한 없이 처절한 직진 안정빨과 제로 스타트에서 초반의 자비심 없는 가속능력!! 그래 이게 바로 양키센스지!! 뭐 이런 느낌이랄까?

기어 1단과 2단에서만 뒤지게 빠르고 4단과 5단으로 넘어가면 숨을 헐떡이는 그런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게 뇌리에 박혀 고정되어 있기도 하다. 사실 난 여전히 저런 이미지로 고정되어 있....

게임 개발사에서 일하다보니 굳이 게임이 아니라도 다른 개발자들의 세계에 관심이 많은데, 2008년의 이 미국차들의 반란은 드라마틱하기까지 하다. 그래서 이 괴물들에게 밟힌 다른 메이커의 반응을 한 번 만들어 봤다.

피가니 존다, 쾨닉세그와 같은 소규모 럭셔리 메이커:
"오오~ 대단하네요? 그런데 당신들은 차값이 얼마나 되시나요?"

뷰가티 베이롱(양산차 최초로 1001마력에 시속 400km의 벽을 깸):
"나의 경쟁상대는 비행기입니다. 나는 비행기를 이기고 싶습니다."

닛산(야심차게 신형 GTR로 포르쉐의 등에 칼을 꽂으며 제왕자리를 넘보는 상황):
"일본하면 일산! GTR의 R은 레이스의 R!! 드디어 우린 포르쉐를 넘어선.......뭐? 기록 깨졌다고? 크아악!!"

BMW & AUDI & Mercedes Benz(독일의 극강 엄친아 3인방):
"흥~ 우린 출퇴근용 4도어 세단으로도 너희들과 20초 차이가 날 뿐이야~ ㅋㅋㅋ"

페라리(뉘르의 오피셜 어택을 거부하는 걸로 유명함):
"흥! 뉘르따윈 아웃오브안중이지. 우린 다음 F-1 레이스 준비에 바빠~"

람보르기니(벽에 말 인형을 걸어두고 못을 박으면서):
"우린 페라리만 잡는다! 페라리만 이긴다! 페라리만 제낀다! 중얼중얼중얼~"

미쓰비시, 스바루, 르노, 로터스, 재규어 등등:
"일단 8분대 벽부터 깨고 나서 생각하자..."

현대, 스코다, 세아트 등등(신진 3인방):
"뉘르? 거긴 어디?"

포르쉐(한때 뉘르의 제왕으로 군림했음):
"..........................팀장들 모아. 하드부터 포멧하자."

..........물론 이건 늑호 혼자 생각하고 짜집기한 반응이니 각 메이커의 공식 의견과는 상관없다.

참고로 저 위에서 언급한 BMW 님하들은 4륜구동 SUV인 X5 E53 LM으로 7분 50초를 찍어주시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이 놈들 전혀 진지하지 못한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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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물건으로 7분 50초를 찍다니................천인공노할 만행이고 대량학살이다!
(늬들이 그러면 모르는 사람들은 뉘르가 쉬운지 알잖아!!)

하여간 요점은 광할한 대륙의 기상을 살려 자국 내에서만 테스트하는 걸로 만족하던 미국 메이커들이 슬슬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그 신호탄으로 뉘르 어택을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저 고리타분한 캐딜락 조차 뉘르 어택의 대열에 동참하고 있을 정도니까.(Cadilac CTS-V, 7분 59초!!)

덕분에 포르쉐만 똥줄이 타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 피가니 존다처럼 일년에 몇 백대만 팔아먹어도 이익이 남는 브랜드도 아니고 페라리나 람보르기니처럼 이미 성능적 우열이 별 의미가 없는 브랜드도 아니고, 포르쉐의 메인 터전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미엄 스포츠 시장을 노리고 반 값에 시보레나 닷지, 닛산 같은 브랜드가 비죽비죽 고개를 내밀고 있는 상황이니 맘이 편치 않을 듯....

그나저나 시보레 콜벳과 닷지 바이퍼는 성능으로 포르쉐를 제꼈으니, 이제 앞으로 마감이나 실내 인테리어에서 현대 자동차를 제끼면 그야말로 극강 등극....................뭐?!
(그 쏘나타보다 못한 품질 좀 어찌하지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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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중장 2008/08/29 20:53 | PERMALINK | EDIT | REPLY |

    흐어어~~~
    저 뉘르 던젼(?)의 기록을 근육바보들이?!
    살다살다 이런 상황을 볼줄은 몰랐어요 ㅎ~

  2. 늑대호수 2008/08/30 04:20 | PERMALINK | EDIT |

    미국차를 굉장히~ 굉장히 싫어하는 입장에서는 그리 즐거운 기분은...
    이야~ 대단한데........하지만 네 놈들 너무 짜증나게 생겼어!! 뭐 이런 기분이랄까요?

    뉘르던전(?)................-_-b
    설계자의 정신세계가 궁금한 극악던전이죠...에효~

  3. 로리! 2008/08/29 23:18 | PERMALINK | EDIT | REPLY |

    미국이야 넓다보니 다양한 테스트 코스들이 있을 것이고, 미국 엔지니어링 실력이 뒤떨어질리도 없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죠. 하지만 놀랍긴 합니다.

  4. 늑대호수 2008/08/30 04:25 | PERMALINK | EDIT |

    사실 미국은 굳이 테스트 코스란 개념조차 필요 없을지 모르죠. 땅이 원체 징글징글하게 넓으니...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의 크로스오버, 퓨전합체, 물타기 신공 때문에 이젠 각국 메이커들의 차별성이 점점 사라지고 있네요. 대체 미국차가 코너링 성능을 추구하면 어쩌자고.....

    하체는 리지드 방식, 미션은 자동 4단, 저속토크형 OHV의 V8......돌격 앞으로만 추구하는 근육바보들이야 말로 저 놈들의 정체성이어야 하는데 말이죠.........

  5. 마근엄 2008/08/31 09:58 | PERMALINK | EDIT | REPLY |

    그 출퇴근용 4도어 세단조차 캐딜락 CTS-V한테 발렸으니.... 쿨럭. 파가니는 1년에 몇 백대는 고사하고 지금까지 누적 생산대수 (1999년 데뷔)가 200대를 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6. 고중장 2008/09/03 01:58 | PERMALINK | EDIT | REPLY |

    저도 디자인적인 면에서 미국차를 막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GT500이랑 닷지바이퍼의 외형은 맘에 드는데요.
    흐음... 저기서 오피셜어택의 조건이 일단 닥치고 양산차 그대로이던가요?
    그럼... 우리나라 스피라가 도전하면 기록이 얼마나.. 아니 3개사에서 내노라 하는 기함급 차량들이 어택하면 8분 30초는 끊을 수 있으려나 아니면 내 예상보다 좋으려나 참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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