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의 하루 - 나의 일상이란
생활/일상잡담 | 2007/12/11 17:14
요즘 열심히 다람쥐 챗바퀴 돌기처럼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분가해서 나름대로 우리 부부가 따로 살아가는데도 익숙해져 있고, 회사 생활도 고만고만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시간을 보면 언제나 지각이다.(이건 좀 변했으면 하는데...)
허겁지겁 씻고 가방을 챙긴다. 요즘은 내 가방에 들어가는 물건 목록이 거의 고정화되는 느낌이다.
예전에는 출근길의 내 가방 무게가 거의 칸다하르 지방으로 위력정찰을 나가는 미육군 산악사단의 개인장비 무게만큼 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결혼하고 나서 혁명적인 과업으로 소지품 무게를 줄였다. 만세!
하여간 아침에 저기압인 마눌님 전하의 손을 붙잡고 뛰듯이 출근길에 오른다. 그래봐야 9시 30분까지 출근에 눈뜬 시간이 9시 10분이니 이미 정시출근은 근성가오의 헬앤드햄머와 킬러보살의 메테오 전탄사격에 맞은 아수라 백작처럼 반짝이는 잔해가 되어 사라진지 오래이다.(뭔가 비유가 슈로대스러운 것은 착각임)
출근을 하면 일단 파이어폭스를 열어 올브로그와 ZDNet, 루리웹, 구글 뉴스 스크랩을 띄워두고 플래너를 열어 하루 작업목록과 일정을 정리한다. 곁눈질로 웹질을 하면서 플래너를 정리하고, 작업목록 중에서 플래너로 끄적거리며 작업할(수공예?) 목록은 그대로 작업한다.
이때 귀에 꼽은 이어폰(소니의 보급형 커널 이어폰인데 이름이...)에서는 랜덤하게 음악을 쏟아낸다. 앨범이나 곡을 정하기 귀찮아 나는 보통 무작위 재생 모드를 좋아하는 편이다. 오늘의 첫 곡은 내가 좋아하는 Linkin Park의 Numb이었다.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 항상 콜린 파웰과 제레미 폭스가 검정색 페라리를 타고 마이애미 해안도로를 달리는 장면이 떠오른다. 마이클 만 감독 특유의 그 삭막한 도시풍경과 이 곡의 궁합은 예술이다! 극장에서 눈물이 흐를 정도로 감격했다. ㅠ.ㅠ
게임을 만드는 일은 게임 매니아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드라마틱하지 않다. 그저 지루하고, 효율과 비효율이 상파울로 뒷골목처럼 뒤엉킨 반복적인 업무의 연속일 뿐이다. 쓸모 없는 일도 있고, 당장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서 다른 파트에서 원성을 지르는 부분도 있다. 하루키는 바로 이런 일을 자본주의적인 눈 치우기라고 했었지?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이번에는 노트북을 펴놓고 작가로서의 하루를 시작한다. 글이란게 키보드 앞에 앉는다고 곧바로 써지는 놈이 아닌 관계로 열심히 딴 짓을 하지만 머리는 계속 글에 대해 고민한다. 게임을 만지작거리고 책을 뒤적거려보면서도 머리는 플롯에 머물고 있는 멀티태스킹이 열심히 벌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글이 안 써진다고 키보드 앞에서 물러서면 그 날은 그걸로 작업 끝이라는 점이다. 다시 키보드 앞에 앉아서 머리가 스위칭 되는데 족히 2~3시간은 걸리기 때문에 너무 늦어 버린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면 그 날의 작업은 그걸로 끝이다.
만족할만큼 글을 쓴 날이건, 키보드 앞에서 허탕을 친 날이건 하루를 마쳐야 하는 순간은 온다. 그러면 씻고 잔다.
그리고 다시 이 글의 처음으로 돌아간다. -_-;;;
나는 하루 하루가 드라마틱하길 바라지는 않는다. 그런 고달픈 인생은 사양한다. 그리고 나는 무의미할 정도로, 지겹도록 반복되는 하루의 축적이야말로 나라는 인간이 성장하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장인이라는 사람들을 존경하는데, 그 사람들의 극한에 이른 기술의 이면에는 똑같은 작업을 수십년에 걸쳐 반복해 왔다는 인내와 노력이 퇴적해 있다.
나는 내 인생의 장인이고 싶고, 그래서 내 반복적인 하루를 인내하며 그들처럼 되고자 한다.
뭔가 드라마틱한 게임 개발자의 하루를 기대했던 분에게는 좀 미안한 글이 되었다. OTL
분가해서 나름대로 우리 부부가 따로 살아가는데도 익숙해져 있고, 회사 생활도 고만고만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시간을 보면 언제나 지각이다.(이건 좀 변했으면 하는데...)
허겁지겁 씻고 가방을 챙긴다. 요즘은 내 가방에 들어가는 물건 목록이 거의 고정화되는 느낌이다.
1. 일단 내 밥줄인 DELL D620 노트북 + Sundex의 제로폼 파우치(파란색)
2. 내 일상의 잡다한 모든 것을 처리하는 플랭클린 플래너(일정, 작업목록, 아이디어 메모, 쇼핑 리스트, etc)
3. 읽을 책(현재 [이코노믹 씽킹]을 읽는 중 - 만화책 보듯 훌훌 넘길 수 있어 좋다)
4. NDSL, 현재 팩은 북미판 [어드밴스 워즈 - 듀얼 스트라이크]가 꼽혀 있다.(빌어먹을 Gritt 자식!! 개사기스러운 사정거리와 위력의 압박으로 고전중....ㅠ.ㅠ)
5. 우산(노트북 유저의 필수품!)
6. 그리고 iPod에는 Podcast로 CNET News라던가 DRIVE의 자동차 리뷰를 담아 출퇴근길에 영어공부 삼아서 듣고 있다.
7. 기타 잡동사니(바느질 셋트, 반창고 셋트, 예비 배터리, 포스트잇, 필기도구 정도가 전부~ 예전만큼 안들고 다닌다...)
2. 내 일상의 잡다한 모든 것을 처리하는 플랭클린 플래너(일정, 작업목록, 아이디어 메모, 쇼핑 리스트, etc)
3. 읽을 책(현재 [이코노믹 씽킹]을 읽는 중 - 만화책 보듯 훌훌 넘길 수 있어 좋다)
4. NDSL, 현재 팩은 북미판 [어드밴스 워즈 - 듀얼 스트라이크]가 꼽혀 있다.(빌어먹을 Gritt 자식!! 개사기스러운 사정거리와 위력의 압박으로 고전중....ㅠ.ㅠ)
5. 우산(노트북 유저의 필수품!)
6. 그리고 iPod에는 Podcast로 CNET News라던가 DRIVE의 자동차 리뷰를 담아 출퇴근길에 영어공부 삼아서 듣고 있다.
7. 기타 잡동사니(바느질 셋트, 반창고 셋트, 예비 배터리, 포스트잇, 필기도구 정도가 전부~ 예전만큼 안들고 다닌다...)
예전에는 출근길의 내 가방 무게가 거의 칸다하르 지방으로 위력정찰을 나가는 미육군 산악사단의 개인장비 무게만큼 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결혼하고 나서 혁명적인 과업으로 소지품 무게를 줄였다. 만세!
하여간 아침에 저기압인 마눌님 전하의 손을 붙잡고 뛰듯이 출근길에 오른다. 그래봐야 9시 30분까지 출근에 눈뜬 시간이 9시 10분이니 이미 정시출근은 근성가오의 헬앤드햄머와 킬러보살의 메테오 전탄사격에 맞은 아수라 백작처럼 반짝이는 잔해가 되어 사라진지 오래이다.(뭔가 비유가 슈로대스러운 것은 착각임)
출근을 하면 일단 파이어폭스를 열어 올브로그와 ZDNet, 루리웹, 구글 뉴스 스크랩을 띄워두고 플래너를 열어 하루 작업목록과 일정을 정리한다. 곁눈질로 웹질을 하면서 플래너를 정리하고, 작업목록 중에서 플래너로 끄적거리며 작업할(수공예?) 목록은 그대로 작업한다.
이때 귀에 꼽은 이어폰(소니의 보급형 커널 이어폰인데 이름이...)에서는 랜덤하게 음악을 쏟아낸다. 앨범이나 곡을 정하기 귀찮아 나는 보통 무작위 재생 모드를 좋아하는 편이다. 오늘의 첫 곡은 내가 좋아하는 Linkin Park의 Numb이었다.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면 항상 콜린 파웰과 제레미 폭스가 검정색 페라리를 타고 마이애미 해안도로를 달리는 장면이 떠오른다. 마이클 만 감독 특유의 그 삭막한 도시풍경과 이 곡의 궁합은 예술이다! 극장에서 눈물이 흐를 정도로 감격했다. ㅠ.ㅠ
게임을 만드는 일은 게임 매니아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드라마틱하지 않다. 그저 지루하고, 효율과 비효율이 상파울로 뒷골목처럼 뒤엉킨 반복적인 업무의 연속일 뿐이다. 쓸모 없는 일도 있고, 당장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서 다른 파트에서 원성을 지르는 부분도 있다. 하루키는 바로 이런 일을 자본주의적인 눈 치우기라고 했었지?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퇴근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이번에는 노트북을 펴놓고 작가로서의 하루를 시작한다. 글이란게 키보드 앞에 앉는다고 곧바로 써지는 놈이 아닌 관계로 열심히 딴 짓을 하지만 머리는 계속 글에 대해 고민한다. 게임을 만지작거리고 책을 뒤적거려보면서도 머리는 플롯에 머물고 있는 멀티태스킹이 열심히 벌어진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글이 안 써진다고 키보드 앞에서 물러서면 그 날은 그걸로 작업 끝이라는 점이다. 다시 키보드 앞에 앉아서 머리가 스위칭 되는데 족히 2~3시간은 걸리기 때문에 너무 늦어 버린다.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면 그 날의 작업은 그걸로 끝이다.
만족할만큼 글을 쓴 날이건, 키보드 앞에서 허탕을 친 날이건 하루를 마쳐야 하는 순간은 온다. 그러면 씻고 잔다.
그리고 다시 이 글의 처음으로 돌아간다. -_-;;;
나는 하루 하루가 드라마틱하길 바라지는 않는다. 그런 고달픈 인생은 사양한다. 그리고 나는 무의미할 정도로, 지겹도록 반복되는 하루의 축적이야말로 나라는 인간이 성장하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장인이라는 사람들을 존경하는데, 그 사람들의 극한에 이른 기술의 이면에는 똑같은 작업을 수십년에 걸쳐 반복해 왔다는 인내와 노력이 퇴적해 있다.
나는 내 인생의 장인이고 싶고, 그래서 내 반복적인 하루를 인내하며 그들처럼 되고자 한다.
뭔가 드라마틱한 게임 개발자의 하루를 기대했던 분에게는 좀 미안한 글이 되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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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직 글을 쓰고 있다는데서 희망을 얻은 사람입니다. 연재재개라고 써 놓으시고 글이 안올라와서 많이 바쁘셔서 글 쓰실 시간이 없는 줄 알았는데
(ㅠ_ㅠ).. 쓰시는 군요(^^)
어찌됐든 모든 것이 뜻대로 풀리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