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화 즐거운 인생 - 그리고 열정

아버지 생신이라 본가를 다녀오다가 신림동에서 영화 [즐거운 인생]을 봤다. 일단 우리 마눌님은 이준익 감독의 왕팬이고, 우리 부부는 [황산벌] 시절에 주변 사람들에게 이 감독의 재능과 센스를 전파하고 다녔다.

이 영화에 대한 시놉은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을 것이다.

직장에서 짤려 일하는 마누라 덕분에 눈치보며 먹고사는 백수, 택배와 대리운전으로 피곤한 나날을 지내는 명퇴자, 자식교육 때문에 집 팔아 유학보내고 차고에서 라면 끓여 먹으며 사는 기러기 아빠. 그리고 아버지에게 자식 대우 받지 못하며 자랐던 젊은 아들.


그들이 오래전에 포기한 열정과 꿈을 위해 다시 악기를 잡았다. 그리고 즐거운 인생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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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즐거운 인생이라......
영화를 보는 내내 친숙한 개그와 유머의 이면에 숨겨진 쓸쓸함, 안타까움, 포기하지 못했던 미련 때문에 불편했고, 영화를 보고 일어서면서 슬픈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좌절하고 열정을 버린 남자들, 그리고 그냥저냥 살아가다 처음으로 죽음을 직면한 남자들. 친구의 죽음을 보고 그리고 죽은 친구가 남긴 유품 - 기타를 보면서 그들은 예전에 자신들이 던져버린 열정을 떠올린다.

굳어진 몸처럼, 어긋난 박자들처럼 그들이 젊은 시절의 열정을 되찾아가는 길은 순탄치 않다. 그리고 현실은 여전히 그들의 지친 일상을 놔주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상업적 대성공이라던가 괴롭히던 현실의 대극복이라는 꿈같은 미래가 기다리지 않았다. 그들이 차린 "활화산 조개구이"라는 간판은 그들이 결국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이 감독은 이런 면에서 절제를 아는 감독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우울했다.
즐거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데도 살아가지 못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겹쳐졌다.
"그러니까 재밌냐?"라는 빈정거림을 듣고도, 혹은 "누군 하고 싶은거 없어서 이러고 살아?"라는 질책을 받고도, 혹은 아내의 된장찌개를 그리워 하면서 라면을 꾸역거리고, 자신이 예전에 버린, 그리고 다시는 버리고 싶어하지 않는 열정을 위해 몰두하는 남자들의 모습을 보고 난 슬퍼졌다.

또한 그런 남자들 때문에 피곤한 일상에 지쳐 텅 빈 거실에서 남편을 기다리던 아내들의 모습을 보고 우울해졌다.

나는 여전히 내 열정을 버리지 않고 갖고 있을 까? 그리고 내가 그 열정을 포기하지 못해 달려가는 것 때문에 내 아내는 홀로 텅 빈 거실에 멍하니 앉아 나를 기다리게 되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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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영화에서 이 장면을 보고 존내 슬펐다.
현실에 치일만큼 치이면서 결국 돌아와 그 자리에 서는 남자들의 웃는 모습이 슬펐다.

저 장면을 보고 있는 동안 딱 한 마디가 내 머리를 맴돌았다.

"자신이 정말 열정을 갖고 있는 인간이라면 저래야 하는거 아니야?"

아니라면, 네가 말하는 열정이니 의욕이라는거 다 거짓말인거잖아.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거 진심이라면 저 남자들처럼 해야 하는거잖아.



::: 덧붙임 :::
이 영화에서 최종보스는 기영(정진영)의 아내이다.
극중 역할에서도 그렇고, 캐릭터 자체도 그렇고...;;;;;;;;;;;;;;;;;;;;


2007/09/15 21:48 2007/09/15 21:48
늑대호수
문화/극장가기 시러 2007/09/1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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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중장 2007/09/17 21:05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음.. 나도 한번 보러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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